문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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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푸는 목사님

<똥 푸는 목사님> 고향으로 돌아온 지 2년 쯤 된 박지수는 살구꽃을 보며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그리고 똥 풀 때가 된 것을 알아차린다. ‘똥장군’을 흙구덩이 속으로 쏟으며 그것이 곧 비옥한 토지를 만들 것이라는 생각에 코를 막고 꿈에 부푼다. 이웃에 사는 팔만이가 동네 사람들이 냄새 난다고 난리라고, 곧 몰려와 항의할 거라 알려주지만 오늘 같은 날, 박지수는 농약 냄새에 비하면 향기롭기만 하다고 생각한다.

느티나무와 어머니

<느티나무와 어머니> 뉴욕발 인천행 여객기. 인천공항까지는 아홉시간이나 남아 있다. 나는 아들 헨리의 아내가 될 사람을 만난 뒤 한국으로 가는 길이다. 멕시칸 장인과 아프리카 이민 2세 장모, 베트남 출신의 입양 딸과 아리안 혈통을 지닌 인도 며느리, 한국 출신인 나와 아프리카계 아내, 그리고 아들 헨리. 공통점이라고는 영어를 사용하고 머리가 검다는 것뿐. 그야말로 국제적 가족의 일원인 것이다. 25년 전, 결혼식 때 어머니는 아내를 보자마자 도망치듯 한국으로 돌아가 버렸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 손자인 헨리를 보면 생각이 달라지시지 않을까, 두렵고도 기대되는 마음으로 아들과 함께 한국에 도착하는데.

감로탱화

<감로탱화> 5년만에 고향으로 가는 길, 말없이 집을 나온 자신 때문에 속썩였을 부모님을 떠올린다. 만봉 스님은 잠시라도 속세에 나가는 것을 싫어했지만, 감로탱화 때문에 이번 하산이 이루어졌다. 나라에서 제일가는 감로탱화 두 점을 꼭 보고싶다는 나의 애월 끝에 가까스로 서울 나들이가 결정된 것이다. 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세계로 보내기 위해 봉안하는 불화, 감로탱화. 나는 탱화 그리는 만봉 스님의 행자로 그의 일을 거들고 있다. 그리고 서울에서 5년 전 나와 함께 가출한 두 친구를 만나기 위해 모교를 찾는다.

징소리

<징소리> 상처의 기억을 화해와 용서로 풀어내는 작가 문순태의 대표작 <징소리>. "잠든 영혼을 일깨우는 한국적 한의 정통을 이은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으며,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많은 독자들에게 읽혀 온 <징소리>가 출간 40년을 맞아 '대한민국 스토리DNA' 시리즈로 새롭게 모습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책에는 작가의 최신작 '생오지 눈사람'과 제28회 이상문학상 특별상 수상작 '늙으신 어머니의 향기'를 함께 수록해 작가의 40년간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의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