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붉갱이를 쫓는 바보 경성이의 상처와 치유> 폐지 줍는 정길은 바보 경성이의 노동을 착취하는 재미로 경성과의 인연을 맺는다. 저녁노을만 보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붉갱이를 외치며 끝없이 질주하는 바보 경성이는, 어릴 적 교통사고로 가족과 이별을 하게 된다. 그 사고현장에서 어린 경성이는 붉은 노을을 보았고 그 붉은 노을은 깊은 상처와 함께 경성이 가슴속에 새겨져 있다. 그런 경성이는 가족과 이별의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바보가 되고, 붉게 지는 저녁노을만 보면 붉갱이를 외치며 달려간다. 바보 경성이의 깊은 내면에서 고상하고 진실함을 발견한 정길은 그의 고달픔을 덜어 주기 위해 뜰채에 태양 쿠션을 넣고 태양을 잡은 것처럼 그 쿠션을 경성이 품에 안겨준다. 그것을 받아 쥔 경성은 아주 오랜만에 정길의 무릎 위에서 안식을 누리며 그의 모든 시름을 한순간에 녹여 내린다. 정길은 경성이를 보면서 자신이 잃어버린 아들을 그리워하게 되고 바보 경성이를 아들로 삼게 되는데… 그들이 진정한 아버지와 아들로 거듭나면서 서로가 상처 입었던 마음을 치유해간다.
<부부평행선> <같은 곳을 보며 가는 모든 남녀를 향한 응원 메시지> 세상 속 작은 모퉁이가 되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허미래 작가의 코믹 소설이다. 갑작스러운 결혼생활에 적응해나가는 부부의 이야기를 그렸다. 부부는 부부가 되는 순간 같은 곳을 바라보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 서로의 손을 꼭 붙잡은 채 출발 평행선 위에 선 상태가 된다. 그 위에서 당신은 휘청이는가? 혹은 평행선을 이탈하고 싶은가? 소설에 나오는 바보처럼 순수한 두 남녀 주인공은 이 평행선 위에서 순종과 배려, 신뢰, 믿음을 배워가며 터무니없는 사랑의 힘을 보여준다. “결혼은 나와 동행할 동반자와 같은 곳을 찾아내고 같은 곳을 가려고 노력하는 아주 힘든, 특별한 삶이기도 하다”라는 대사는 인간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터치하면서 강렬한 메시지를 남기는데, 여기에는 허미래 작가 특유의 세계관이 농축되어 있다. 이 짧은 한 권의 소설에서 감동이 씨앗처럼 뿌리내릴 수 있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