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노예로 성실하게 출근하고 열심히 일만 하던 양잠성.유일한 취미는 웹소설 읽기. 그중에서도 버프템이 등장하는 레벨업 사이다물 선협 소설은 그녀의 최애였다.작품 하나가 길면 2천만 자도 거뜬히 넘어서 시간 보내기 아주 좋았다. 지난 몇 년간 그녀가 읽은 선협물이 100종은 못 돼도 50종은 족히 되는데, 줄거리는 대체로 비슷했다.‘무시당하던 가난한 소년이 세월이 흘러 출세’하거나, ‘파혼하고 망신당한 무능력자가 레벨업’하거나. 구성도 다 외울 수 있을 정도였다. 가끔 줄거리가 섞이는 경우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곳이 《구소지전》이라 확신하는 이유는 ‘양잠성’이라는 이름 때문이었다.‘양잠성’은 《구소지전》에 나오는 여자 조연으로 자신과 이름이 똑같았다. 애석하게도 등장한 지 7회차도 안 되어 남주에게 맞아 죽었지만. 양잠성의 분량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해서 3회차도 되지 않았다. 그저 남주가 판을 뒤집고 시련을 이겨내는 과정으로 가는 발판 중 하나였다원제 : 簪星번역 : 김희정
“나는 이곳에, 복수하러 왔어요.” 영창(永昌) 32년, 상무현(常武縣) 현성 전체에 역병이 돌았다. 홀로 역병에 걸린 가족들을 돌보던 육동은 우연히 지현의 아들이 한 여의원에게 치료를 받아 목숨을 구한 걸 알게 된다. 그녀는 그길로 여의원을 찾아가지만, 여의원이 요구한 치료비는 가난한 그녀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쌌다. 결국 그녀는 자신을 여의원에게 팔아 가족들을 치료한다. 그리고 7년 후, 가족들과의 재회를 꿈꾸며 고향으로 돌아온 육동은 이미 불에 타 허물어진 집을 마주하고, 가족들이 모두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차례차례 죽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가족들의 죽음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깨달은 그녀는 그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경성으로 떠난다. 차근차근 정보를 모으며 살해당한 가족들의 복수를 계획하는 육동. 그 과정에서 그녀는 전전사의 전수 배운영과 얽히게 되고, 그는 육동을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 원제: 燈花笑 * 저자: 千山茶客 * 번역: 김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