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판
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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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떠난 허수아비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 순수함으로 바라본 꿈과 희망의 메시지,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 스스로의 주인이 되기를 원하여 바다로 떠나는 허수아비는 우연히 강변에서, 여러 차례에 걸친 역경과 좌절 끝에 스스로의 삶을 포기하려는 남자의 손에 붙잡히게 된다. 남자의 집에 끌려가게 된 허수아비는 자유를 되찾고 싶은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삶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고, 결국에는 집주인의 마음까지 흔들게 된다. 어린 허수아비의 유머 넘치는 생각과 질문들 그리고 남자의 애틋한 이야기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다시 한 번 우리의 삶이 누구를 위한 삶인지, 우리의 존재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잠깐 동안의 외유를 마치고 다시 바다로 떠나는 허수아비는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치유의 시간을,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는 가장 진부하지만 가장 중요한 주제인 인간의 삶과 자아의 의미를 인간이 아닌 허수아비의 눈을 통해 신선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물고기와 철학자

<물고기와 철학자> 신은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시간 속에 존재하는가, 시간 밖에 존재하는가, 깨달음이란 도대체 무엇을 깨닫는 것인가, 그런 것들에 궁금증을 가진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할 수 있는 책이다. 인간이라는 이름 안에 신과 형이상학과 니힐리즘이 함께 들어 있음을 드러내 보인다. 그리고 인간이 형성되는데 언어와 의미의 탄생이 결정적이며, 시간은 물리적으로가 아니라 인지언어학적으로 탄생한 것이라는 점을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인간은 진리를 먹고사는 동물이며, 인간이 형이상학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곧 형이상학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대체로 알기 쉬운 구어체 언어로 그려져 있다. ‘신은 존재하는가’, ‘깨달음이란 무엇인가’라는 누구나 한번쯤은 던져 보았을 질문에 대해 저자는 직접적으로 파고들면서도 다만 물고기, 바람과의 대화라는 우화적 형식을 빌려 유머로스하게 그리고 있다. 각 장을 열 때마다 경구 형태의 문장들이 등장하는데, 동양적인 화두이기도 하고 또 분석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를 보는 듯한 인상도 주어 지적인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더해 줄 수 있다. 또 몇 개의 시가 등장하여 본문을 읽는 재미를 더하는데, ‘시인의 하느님’과 같은 시는 시인에게 하느님의 의미가 무엇인지, 만일 시가 사라진다면 하느님의 존재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스며들어 있다. 주인공은 중세 독일의 기독교 신비주의자 마이스터 에카르트의 이름을 딴 철학자 에카르트이다. 에카르트는 신비로운 물고기를 만나, 철학과 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간에게는 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유랑을 떠난다. 유랑과정에서 에카르트가 시인을 만나 신이라는 개념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를 알게 되고, 전설의 바람을 만나 존재의 지평이라 할 수 있는 시간의 의미를 깨우쳐가는 과정이 알기 쉽게 우화적으로 펼쳐진다. 그 후 에카르트는 자신의 친구 물고기가 죽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신과 인간의 근원적인 관계에 접근하게 되는데, 종국에는 물고기가 비늘들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환상과 현실을 오가면서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이 무엇인지 발견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