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건조한 내러티브로 삐걱대는 절망을 보여 주는, 차가운 보석 같은 작품. 『르 몽드』 블랙 유머가 가미된 놀라운 이야기이면서 육체, 고통, 상업적 착취에 관한 위대한 소설이다. 「프랑스 퀼튀르」 처음 읽을 땐 웃겠지만, 언제부턴가 이 사우나 대회가 진지하게 느껴지고, 그다음엔 전혀 웃을 수가 없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강렬한 열기를 느끼게 된다. 「유럽 1」 뜨겁다. 차갑다. 무섭다. 아름다운 검은 보석같은 이야기 「리베라시옹」 핀란드의 한 소도시 헤이놀라에서는 긴 겨울이 끝나고 날이 따뜻해지는 시점부터 다양한 이색 세계 대회가 개최된다. 세계 에어 기타 대회, 세계 늪지 축구 대회, 세계 신발 던지기 대회, 세계 휴대폰 던지기 대회 등등. 이런 집단 축제를 통해 사람들은 술과 음식과 섹스 그리고 휴양을 즐긴다. 그중에 가장 유명한 대회는 세계 사우나 대회. 스위스 작가 조지프 인카르도나는 2010년 세계 사우나 대회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의 뉴스를 접하고 두 남자 도전자의 경쟁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은 핀란드 포르노 배우이자 세계 사우나 대회 선수권 보유자인 니코 그리고 러시아의 전직 해군 핵잠수함 사령관이자 세계 사우나 대회 준우승자 이고리이다. 두 남자의 신경전은 전년도 대회가 끝난 시점부터, 아니 그들이 처음 이 대회를 같이 시작했던 순간부터 계속 되어 왔다. 엉뚱하고 바보 같은 이 열기 가득한 축제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원하는 것은 즐거움, 명예, 돈, 도전, 우승이 아니다. 이들은 오직 상대를 넘어서길 원한다. 상대에만 집중한다. 다른 모든 것은 상대를 돋보이게 하는 배경일 뿐이다. 상대를 넘어서기 위한 각자의 집중력은 포르노 배우와 군인이라는 상반된 캐릭터처럼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니코는 끝까지 섹스를 멈추지 않고, 이고리는 평온한 상태에서 극한의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 치밀하고 밀도 높은 준비를 시작한다. 중장년의 육체와 삶, 섹스와 죽음, 경쟁과 우정은 사우나의 열기 속에서 그리고 상대의 뜨거운 눈빛 속에서 다시 해체되고 재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