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 여성작가 작품선> 1930년대 좌익여성작가들은 지식여성의 자아찾기에 천착했던 1920년대 여성작가들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한 여성들의 생존 현실에 주목하고 변화된 시대에 적합한 여성의 삶과 그 출로를 모색하고자 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서사의 유사함이라는 한계를 벗어버리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기에 1930년대 좌익여성작가들의 작품에서 이상적인 여성상은 혁명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사회에 뛰어들어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여성이다. 이들에게 있어 사회는 더 이상 개인적인 자아 추구의 장이 아니라 집단적인 이익을 도모하는 공간이며, 여성들은 이를 통해 자신의 사회적 가치를 획득한다. 40년대 중국여성소설은 30년대 혁명문학의 연장선에서 항전문학으로 포괄되어 읽혀짐으로써 그 특유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특히, 40년대에 새로이 등장하여 활발하게 활약했던 상술한 여성작가들은 시대성과 정치성의 결핍으로 인해 문단에서 올바른 평가를 얻지 못한 채 오랫동안 사장되어 왔다. 물론 그들은 중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을 만큼 걸출한 성과를 남긴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작품을 되짚어보고자 하는 것은 그들이 당시 평범한 도시 여성들의 보편적인 생존 현실과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가부장제 하의 피해 의식 속에서 여성 스스로의 내적 결함을 직시하는 데에 소홀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우리가 이들의 작품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