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나라의 헬리콥터맘 마순영 씨> “당신의 자녀를 서울대에 보내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읽으십시오.” ‘서울대교 광신도’ 엄마의 ‘흙수저’ 아들 서울대 보내기 프로젝트 여기, 한 여자가 있다. 어릴 때부터 공부를 아주 잘했지만 지독한 가난으로 대학을 그만둬야 했던 마순영 씨. 가난하면 꿈조차 좌절되는 현실에 절망했던 그녀는 못다 이룬 꿈을 아들을 통해 실현하려 한다. 바로 아들을 서울대에 보내는 것! 속물이라고 비웃어도 상관없다. 대대손손 ‘흙수저’인 부모로서, 아들이 명문대에 가서 돈도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건 당연한 마음 아니겠는가? 그녀는 좋은 학벌을 가져야만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고, 흙수저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생존수단은 공부밖에 없다고 믿었다. 금수저는 금수저대로 흙수저는 흙수저대로 하늘 높이 치솟으려는 염원을 담아 종교를 만들어냈으니 그것은 스카이교, 바로 서울대교이다. 대한민국 공식ㆍ비공식 종교에 등장하지 않지만, 서울대교라는 이상한 종교의 역사는 꽤나 오래된 편이다. 그리고 마순영 씨는 서울대교의 광신도를 자처한다. 소설은 마순영 씨가 아들을 위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보여준다. ‘부산의 강남’이라 불리는 해운대구에서, 돈이 없어 학원을 한 군데도 못 보낸 아들은 전교 1등을 하고, 모의고사 만점을 받기도 한다. 아들이 어릴 때부터 24시간을 감시ㆍ관리하다시피 했던 마순영 씨는 자신이 아들에게 최적화된 입시 전문가라고 굳게 믿으며 ‘헬리콥터 맘’으로서 최선을 다한다. 실제 아들을 서울대에 보낸 작가의 경험이 소설에 많이 녹아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은 가장 자전적인 소설이다. 못나고 나쁜 엄마 이력서를 부끄럽지만 그대로 드러냈다. 욕심 많고 어리석은 헬리콥터 맘의 이력서, 길고 긴 엄마의 반성문이다.”라고 고백한다. 입시전쟁 한가운데 뛰어들어 바라본 아이들과 학부모의 고통,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하는 희망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흉터의 꽃> 김옥숙 장편소설. 삼대에 걸친 원폭 피해자 일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의지를 다루고 있다. 소설은 일반화된 외면과 회피를 헤치고 '한국의 히로시마'와 일본의 히로시마를 오간다. 원폭 비극을 송곳처럼 파헤친다. 세대를 거쳐 대물림되는 고통을 겪고 있는 원폭 피해자와 그 후손의 삶을 때론 절절하게, 때론 담담하게 그려낸다. 일제강점기 몰락한 합천의 농민 강순구는 먹고살기 위해 히로시마로 이주해 열심히 살았다. 그러나 그곳에서 자식들을 낳고 꾸려나가던 소박한 일상은 원폭 피해 앞에서 무참하게 무너지고 만다.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던 강순구의 딸 강분희의 바람도 산산조각 난다. 흉측한 얼굴이 된 분희와 함께 고국으로 돌아온 강순구 가족를 맞이하는 건 가난과 원폭 피해 후유증이다. 강분희의 딸 박인옥에게도 원폭 피해의 고통은 이어진다. 이제는 할머니가 된 강분희는 말한다. 내 이야기가 세상에 나가서 우리 새끼 앞에 놓인 돌덩이 하나 치우는 데 쓰이게 되면 좋겠다고, 원폭을 맞은 사람들이 얼마나 원통하게 살아왔는지 조금이라도 알리고 싶다고.
<식당사장 장만호> 유쾌하고 씩씩한 식당사장 장만호의 인생 분투기 꾹꾹 눌러 담은 인생 한 그릇, 감동 한 그릇! “식당일은 밥을 팔아서 밥을 사는 일이다. 타인에게 밥을 팔아서 나의 밥을 사는 일. 정성을 다하여 차린 음식으로 극진하게 대접받은 손님이라면, 세상에 대하여 독을 내뿜지는 않으리라.” 여기 따뜻한 밥 한 그릇에 인생을 건 한 남자가 있다. 시장 골목의 허름한 식당 주인에서 수십 개 체인점을 가진 프랜차이즈 대표, 다시 사람 냄새 가득한 낡은 식당의 주인이 되기까지…… 이 소설은 식당사장 장만호의 인생 분투기이다. 또한 마음에 울림을 주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다른 이들의 밥을 챙겨주느라 정작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아내에겐 따뜻한 밥상 한번 차려주지 못했던 남자의 애잔한 마음이 담겼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정성껏 밥상을 차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온 마음을 다해 차린 밥 한 그릇이 나를, 우리를, 세상을 변하게 만든다는 것을. 투박하고 거친 손바닥이 내는 인생의 맛, 음식과 사람들이 어울려 내는 식당의 소리, 따뜻한 밥 한 그릇에 담긴 사람의 온도…… 맛이 느껴지고 젓가락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의 마음이 손끝으로 만져지는 오감 만족 식당! 백 마디 말보다 맛있는 밥 한 그릇으로 격려를 선물하는 곳, 오늘도 그는 정직한 음식을 준비하며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맛깔스러운 언어로 차려낸 정겨운 밥상 같은 우리 이야기 꿀꺽 침을 삼키고 울컥 눈물을 삼키게 만든다. 이것은 우리의 이야기이다. 고깃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 점심시간에 식당에 나가 설거지를 하는 이모, 직장에서 명퇴하고 식당을 차렸던 큰아버지…… 나와 우리 주변의 삶이 이 소설 속에 들어 있다. “여자는 자고로 빤스를 잘 벗어야 한다는데.” 자신만의 인생철학을 가진 주방 아줌마, “몸이 기억하게 만들어야 자기 것이 되는 기라요.” 자신이 하는 분야엔 최고의 전문가인 정육점 주인, “그래, 자식들 벌어 먹이려면 도둑질 빼고는, 화냥질 빼고는 다 해보는 거다. 밥그릇에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라구.” 식당 아줌마가 된 사모님, “사장님, 저 오늘부터 여기서 일 좀 하게 해주세요!” 어른들에게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한 열일곱 살 아르바이트생, 세월이 흐르고 주변이 변하는 동안에도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자전거방 아저씨…… 밥 한 그릇에 인생을 건 식당사장 장만호, 그가 만난 우리 이웃들의 유쾌하고 꿋꿋한 삶! 작가는 첫 장편소설인 『식당사장 장만호』를 통해 소외받고 힘든 노동을 하면서도 더불어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삶을 그려냈다. 감칠맛 나는 사투리와 함께 실제 식당을 운영했었던 작가의 경험이 녹아들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이야기가 탄생했다. 소설 속 인물들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낸다. 쓰라린 실패와 숱한 좌절 앞에서도 상황 핑계 대며 무너지지 않고 운명에 치열하게 맞선다. 세상 한구석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가 각자의 인생에서 주인공이 아니던가. 오늘 하루도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온 마음으로 차려낸 따뜻한 밥상 같은 이 소설이 다정한 위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