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와카집> 일본 최초의 칙찬 와카집 ≪고금와카집≫은 다이고(醍醐) 천황의 명령으로 905년에 편찬되었다. 천황의 명에 의해 편찬된 와카집을 칙찬와카집이라 하는데, 일본 최초의 칙찬와카집이 바로 ≪고금와카집≫이다. 헤이안 시대는 중국식 한시가 성행하여 귀족들의 공적인 교양으로 인정되었던 때다. 그러한 시기에 일본인들의 손으로 일본어로 일본의 자연을 읊는 ‘와카’라는 시 형태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것이다. 칙찬집을 만들 때에는 임금이 당대의 가인들 중에서 노래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편집인으로 지명해 노래를 모아 선별, 분류, 정리하는 작업을 하게 했는데 이들을 센자(撰者)라고 한다. ≪고금와카집≫의 센자는 기노 도모노리(紀友則), 기노 쓰라유키(紀貫之), 오시코치노 미쓰네(凡河内躬恒), 미부노 다다미네(壬生忠岑) 등 네 사람이다. 이들은 ≪만엽집≫ 이후부터 불린 방대한 노래들 중에서 1100여 수를 엄선하고, 어떤 식으로 배열할 것인지 많은 토의를 거친 후, 내용별로 분류를 해 배열했다. 그렇게 120여 명의 작가의 작품 1100여 수로 전 20권의 와카집을 편찬했다. 작자 미상의 작품도 3분의 1 정도나 된다. 작자 미상의 노래들은 ≪만엽집≫ 이후 ≪고금와카집≫까지 150년간의 공백을 메워 주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내용상으로 ≪고금와카집≫에 실린 와카는 가풍(歌風)이 우아하면서도 섬세하며 이지적인 것이 특징이다. 이 책은 전체 작품에서 작품 배열 순서를 그대로 지키며 142수를 정선해 번역했다. 와카의 번역은 일본 와카의 음수율인 5·7·5·7·7에 맞추어 우리말로도 가능하면 5·7·5·7·7의 음수율에 맞도록 했다. 작품마다 원문과 해설을 함께 실었다. 번역 및 원문 뒤에는 작자 이름과 ≪신편국가대관 제1권 칙찬집편≫에 실려 있는 ≪고금와카집≫의 일련번호를 실어 색인의 편의를 도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