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원
유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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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원 산문선

<유종원 산문선> 문장이 빼어나기로 유명한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유종원의 산문을 모았다. 그는 한유와 함께 당시 유행하던 형식에 치중한 변려문을 버리고, 내용을 중시하는 고문으로 돌아가자는 고문 운동을 벌였다. 그 주장대로 유종원의 산문은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그 속에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전체 약 500편에 달하는 산문 중 엑기스에 해당하는 22편을 류종목 교수가 엄선해 소개한다. 서민의 삶에 교훈을 깃들인 전기류, 우화 형식으로 사회 문제를 풍자한 우언류, 유배 간 낯선 남방 지역의 산수를 감성적으로 그린 기행류, 직설적으로 논지를 전개한 논변류 등 여러 가지 형태의 글을 골고루 만날 수 있다. 고문으로 돌아가다 육조(六朝) 시대 이래로 중국 문단에서는 문장을 쓸 때 자수(字數)·대우(對偶)·평측(平仄)·압운(押韻)·전고(典故) 등 형식적인 요소를 지나치게 중시한 나머지 작자의 사상이나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병폐가 심각했다. 이와 같이 극도로 문장의 형식미를 추구한 문장을 변문(騈文)이라고 한다. 중당(中唐) 때에 이르러 한유(韓愈)가 이러한 문단의 기풍을 개탄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작자의 사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데에 주안점을 둔 선진(先秦) 시대와 진한(秦漢)의 문장으로 돌아가자는 이른바 고문운동(古文運動)을 전개했다. 유종원(柳宗元)도 한유의 주장에 동조해 고문운동에 동참했는데, 이들 두 사람은 단순히 고문 운동을 주창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남달리 빼어난 창작 능력을 통해 고문의 우수성을 직접 입증해 보이기도 했다. 그 결과 당시 문단에는 변문을 멀리하고 다시 고문을 중시하는 기풍이 형성되었다. 개혁 실패와 남방 오지에서의 생활 유종원은 환관의 전횡과 번진의 할거를 억지하고 중앙 집권제를 강화해 정치적 폐단을 시정하려는 왕숙문(王叔文)의 영정혁신(永貞革新)에 동참했으나, 결국 기득권층의 반발로 영정혁신은 100일 만에 실패로 돌아가고, 머나먼 영주[지금의 후난성(湖南省) 융저우(永州)]로, 다시 유주[지금의 광시좡족자치구(廣西壯族自治區) 류저우(柳州)]로 쫓겨나 남은 평생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말도, 기후도, 문화도 전혀 다른 남방 아열대 지역에서 남은 평생을 힘겹게 적응하면서도 농작물의 수확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학교를 열어 후진을 양성하며, 노비를 해방해 억울한 백성이 없게 하는 등 여러 가지 선정을 베풀었다. 그리고 이러한 이국적인 산수와 풍토를 몸소 겪어 보고 그곳 민중의 삶의 애환을 들여다본 후 그것을 시문으로 승화시켰다. 다양한 형태의 산문 유종원의 산문은 <도목수 전기(梓人傳)>와 같이 서민들의 생활이나 언행에서 영감을 얻어 거기에 정치적 경계와 교훈을 깃들인 전기류(傳記類) 산문, <말곰 이야기(羆說)>와 같이 우화 형식으로 사회적 문제를 풍자한 우언류(寓言類) 산문, <처음으로 서산을 발견해 노닐고(始得西山宴游記)>와 같이 낯선 남방 폄적지에서 처음으로 본 산수의 아름다움에 자신의 풍부한 감수성을 가미한 기행류 산문, <스승의 도를 논해 위중립에게 답하는 편지(答韋中立論師道書)>와 같이 직설적으로 논지를 전개한 논변류(論辯類) 산문으로 대별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러한 여러 형태의 글들을 골고루 소개해 유종원의 여러 면모를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지식을만드는지식 ≪유종원 산문선≫은 ≪사고전서(四庫全書)≫본 ≪유하동집주(柳河東集注)≫에 수록되어 있는 산문 가운데 22편을 류종목 교수가 엄선해 소개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문과 상세한 주석을 추가했을 뿐 아니라, 작품 창작 배경과 작가의 의도 등을 자세히 설명한 작품 해설을 통해 누구나 쉽게 작품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나온 당송팔대가의 작품집 ≪한유 서간문≫(한유 지음, 이종한 옮김), ≪유종원 시선≫(유종원 지음, 류종목 옮김), ≪구양수 사선≫(구양수 지음, 홍병혜 옮김), ≪시화/속시화≫(구양수 지음, 류소진 옮김), ≪왕안석 시선≫(왕안석 지음, 류영표 옮김), ≪소동파 시선≫(소식 지음, 류종목 옮김), ≪소동파 사선≫(소식 지음, 류종목 옮김), ≪소동파 산문선≫(소식 지음, 류종목 옮김) 등과 함께 읽으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