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이야기> 하늘이 붉게 타오르고 땅거미가 길게 내려앉으면 ‘땡그랑~, 땡그랑~’ 워낭소리와 함께 소들이 산에서 내려온다. 애들은 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마을 어귀에 모여 비석 치기를 한판을 벌인다. 비석 치기는 저녁밥이 준비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다. 굴뚝마다 하얀 연기를 뿜어내고, 연기는 자기가 구름인 줄 알고 산허리까지 타고 올라가 구름바다를 만든다. 이때쯤이면 여기저기 엄마들이 자기 아이를 부르는 소프라노 독창이 시작된다. “성호야~” “철수야~” “경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