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불의 여인의 기억을 가지고 살아온 이선은자신을 찾아온 이와 함께 계절학기 프로그램을 수행하려고 한다.하지만 자신을 찾아온 이가 소개한 사람은 이 도시에서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남자였다.“인간들은 약하지. 쉽게 아프고 쉽게 죽어.”“하, 그런 당신도 사람이잖아요.”“…….”오래 전부터 살아온 베인은 이선에게서 알 수 없는 그리운 향을 맡게 된다.그 향을 지니고 있던 자에 대해선 아무 기억도 떠오르지 않았기에갑자기 자신의 앞에 나타난 그녀에게 흥미를 느끼게 되는데.“뭘 봤지?”“베인, 기억을 잃었어요?”“뭐?”“기억을 잃었냐고.”전생, 환생 그런 건 믿지 않았다.하지만 무심코 기억나는 것들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뀌게 할 줄은 몰랐다.전생과 환생을 믿지 않았던 무신론자이자 종교학도인 이선의 모든 신념이눈앞에 있는 베인 하나 때문에 무너지기 시작한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죽은 연인에게서 갑자기 날아온 편지 하나. 서제희는 그 사람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주소와 글씨체는 그를 연상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지만 안의 내용은 그가 맞았다. 편지를 통해 그의 죽음과 관련된 것들을 찾아 나섰을 때, 우제윤이라는 남자를 보게 되었다. “제가 보냈어요.” “누구세요?” 그는 박현재가 아니다. 관리를 안 한 살짝 길지만 잘 어울리는 머리.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일 거라 생각해서 지었다지만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카페를 운영하는 모델. 묘하게 자신의 앞에 몇 번이나 나타난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여러 생각들이 서로 뒤섞인 감정들과 함께 소용돌이쳤다. “걱정, 안 해도 돼요. 다행히 죽을 이유는 없어서.” “모든 사람이 죽을 이유를 품에 안고 살지 않더라도 그 마음은 충동적으로 일어나서요.” “…나한테 바라는 게 뭐예요?” “내일 다시 오라는 말만 하면 돼요. 바라는 건 없어.” 부정했던 마음의 소용돌이는 끝내 폭풍을 만들어냈다.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낯선 시골, 해청.세영은 회사를 그만두고 홧김에 온 해청역에서 만난 서하와 친하게 지내게 된다.“나, 불쾌해요?”“아니. 전혀. 한 번도 그런 적 없어.”“난 한 번도 어색하고 불편하다고 느낀 적 없는데.”6월 언저리 여름, 비를 흠뻑 먹은 흙과 풀냄새가 가득한 해청.어느새 나 혼자 착각을 하고 있는 걸까.뜨거운 여름날, 계곡의 수풀 사이로 바람이 불어와 우리 몸을 떨게 했다.여름이 되면 해청에서의 기억이 떠오른다.해청에 가지 않는 한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네가 다시 내 눈 앞에 나타났다.“…매 순간, 보고 싶었고 같이 있고 싶었어요. 욕심을 더 내볼까 했는데….그러면 부담스러워할까 봐 일부러 무심한 척. 툭툭거렸어요.”가을 매미가 창밖에서 시끄럽게 울어댔다.아까는 덜 했는데. 어느새 창밖 가까이 붙었나.열심히 구애를 하는 매미 울음 소리는 정적이 감도는 방 안을 가득 메웠다.유난히 뜨겁지만 따뜻했던 그해, 기억<[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