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의 칼에 찔린 후, 눈을 뜬 곳은 이세계였다. 문득 내 몸을 봤더니 녹색 피부에 예리하고 날카로운 검은 손톱……. 난 아무래도 고블린이 되어버린 모양이다. 이유식은 동굴에서 채집한 애벌레. 그리고 생후 사흘째에 첫 사냥― 터무니없는 서바이벌 몬스터 라이프가 시작되었지만, 뭐가 어찌 되었든 먹으면 먹을수록 강해지는 【흡식 능력】으로 순식간에 진화한 나는 눈 깜짝할 사이에 【고블린 무리】의 리더로 군림했다. 유능한 부하(고브키치나 고브미 등)도 생겼고, 납치된 인간 여자들도 회유했다. 나도 리더로서 동료를 위협하는 녀석들은 정말 용서할 수 없으니까 말이지. 몬스터도, 엘프도, 인간도, 적이라고 판단되면 좌우간 먹고, 먹고 또 먹어주마!
역전의 병사가 배속된 곳은 하늘을 나는 소녀들의 학원이었다. “히후미 렌…… 너, 뭘 위해서 이곳에 있는 거야?” 근미래 지구는 ‘위수’라 불리는 이계의 괴물들로부터 침공을 받아 끝나지 않는 방어전을 강요당하고 있었다. 통상 병기는 거의 먹히지 않고, 대항할 수 있는 건 불가사의한 능력을 탑재한 여성만이 다룰 수 있는 파워드 슈트 ‘발키리 드레스’뿐. 그런 강철의 드레스를 장착하고 싸우는 그녀들을 육성, 운영하는 기관인 ‘제3학원’에 한 남자가 부임한다. 그의 이름은 히후미 렌. 지금까지 한 번도 실험이 성공한 적 없는, 대(對) 위수 인간형 병기의 테스트 파일럿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