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인생> 삶은 꿈이 꾸는 죽음, 죽음은 삶이 깨우는 꿈, 『하루의 인생』 『까마귀가 쓴 글』 이후 작가 김현영이 8년 만에 내놓는 세번째 소설집이다. 1997년 등단 이후 2000년대 중반까지 “오늘날 현대인의 존재방식에 대해 도발적이고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작가”라는 잇단 호평 속에서 문단에서 주목을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해오던 작가는 2005년 창작 활동을 중단하고 대학원 과정을 밟으며 한동안 작가로서 휴지기를 가졌다. 그러다 활동을 재개한 것이 2008년, 그때부터 3년간 여러 문예지에 발표한 단편들을 묶은 결과물이 이번 소설집 『하루의 인생』이다. 첫 장편 『러브 차일드』를 출간한 이래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기도 하다.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되었고, 연작소설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제와 형식 면에서 하나의 연작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강하다. 김현영은 자신의 첫 소설집 『냉장고』를 통해 90년대적 경쾌한 문체 속에 차가운 아가리이자 동시에 포근한 아가미가 되는 생경한 일상을 엽기적 상상력으로 보여줬고, 두번째 소설집 『까마귀가 쓴 글』을 통해 비일상적 균열들이 곧 우리의 일상적 세계를 채우고 있는 것들임을 알려줬으며, 『러브 차일드』를 통해 도축되는 몸과 살처분되는 삶의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가 곧 우리가 사는 바로 이 세계임을 잔인하게 드러내었다. 이제 그의 네 번째 책이자 세 번째 소설집이 되는 『하루의 인생』에서 서로가 서로를 연기하는 ‘나’와 ‘그’의 평행 우주적 현실, ‘삶’과 ‘죽음’이 교차적으로 죽고 살아내는 악몽과 태몽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모두 독립적인 단편이지만, 마치 현실의 삶과 그 이면의 죽음처럼 서로의 꼬리를 물며 이어지는 꿈의 연작들로 읽힐 수 있다. 그리고 그 연결되는 ‘악몽’들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작품이 바로 타이틀작 「하루의 인생」이다.
<러브 차일드> <추천평> 김현영의 『러브 차일드』는 쓰레기에 의한(의료폐기물로 분류되는 낙태아들), 쓰레기를 위한(생애전환기 검사를 통해 폐기물로 처리되는 노인들), 쓰레기의(우리들 자신) 소설이다. 이 쓰레기는 매우 실제적인 동시에 비유적이며 현실적이면서 상징적이다. 그리하여 이것은 거대하고도 치밀한 쓰레기 탐사다. 이 소설은 쓰레기가 한 개인의 좌절된 욕망과 실패담을 유추하는 데서, 이제는 국가와 인류문명 전체의 허구를, 아울러 그 병증을 진단하고 폭로하는 묵시록적 예언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우울한 혁명의 전운이 감도는 이 종말론의 시대에 가까스로 우리에게 도착한 이 ‘두꺼운’ 텍스트 때문에 한동안 우리는 해석의 고통이라는 즐거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문학평론가 심진경 성장하지만 노화하진 않는다. 폐기물로 처해질 인간의 팔을 도려내도 그것은 신체 훼손이 아니라 재산 손실일 뿐이다. 소설 속 폐기물들은 장차 흡혈귀가 될 것이라고 예언받는다. 자라는 동안엔 부모의 피를, 늙어선 혈세를. 우리들은 인간이거나 혹은 아니거나, 둘 중 하나에 속해야 한다. 이보다 더 끔찍한 미래 사회가 있을까? 그동안 김현영은 ‘견딜 수 없는 빈 공간’을 이야기했다. 이제 김현영은 미래를 꽉 메운 과잉과 잉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감히 말하건대, 한국문학에서 보지 못한 디스토피아에 대한 최고의 소설이다. 소설은 묻는다. 미래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는 그저 하나의 장면에 불과할 것인가? 라고. -소설가 박성원 인간이 폐기물로 처리되는 미래, 죽음의 문턱에서 만난 두 친구! <냉장고>의 작가 김현영이 선보이는 첫 장편소설『러브 차일드』. 젊음의 상처와 허무를 예리하게 포착하며 현대인의 존재방식에 대한 물음을 던진 소설집 <냉장고>로 호평을 받았던 작가가 이번에는 미래의 참혹한 인간 세계를 보여준다. 사실적이면서도 시적인 문장으로 처절한 미래 세계를 그리고 있다. 필요 없는 인간들을 폐기물로 처리하는 세계. 공무수행 완장과 헤드랜턴을 찬 인간들이 재활용 심사에서 탈락된 폐기물들을 실어 올린다. 그곳에서 늙은 수는 어린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 진을 애타게 찾는다. 그리고 40년이 흘렀음에도 아직 아이의 모습 그대로인, 한쪽 팔을 잃은 진을 만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