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귀
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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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와 세계멸망을 꾀했습니다

C급 가이드 엘레노어는 이 세계 자체를 증오했다. 6년 동안 헌신한 약혼자에게 버려지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야만 하는 이 저주받은 세계를. “당신이 가지고 싶었던 것, 전부를 부숴 줄게.” 전생의 기억과 원작의 내용을 모두 떠올리게 된 엘레노어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았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이 제국의 멸망이었다. “이 세상 따위, 멸망해버려.” 세계멸망. 그녀는 자신의 손으로 그것을 이룰 작정이었다.

정략결혼인데 사랑받고 있습니다 (15세 이용가)

“저는 마탑주가 왜 이 결혼을 원하시는지 모르겠어요. 마탑주는 절…….” “좋아합니다.” 황녀, 샤를리제는 아버지인 황제에게서 갑작스러운 결혼 통보 소식을 받는다. 상대인 마탑주가 자신과의 혼인을 원한다는 이유였다. 아무리 봐도 자신을 좋아하는 눈치가 아닌데. 이 사람, 왜 나하고 결혼한다고 한 거야? “황녀. 저와의 키스가 첫 키스입니까?” 제 꾀에 넘어가 엉겹결에 아킬라즈와 입을 맞추었다. 분명 불쾌해하며 밀어냈어야 했는데 왜 그러지 못한 것인지. 그리고 심장이 이리도 세차게 뛰는 이유는 무엇인지. “제가 만지는 것이 싫습니까?” “아, 아직 결혼한 것도 아니고……. 그, 그런 스킨십은 건전하지 못해요.” “손을 잡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달라요! 손은 인사할 때나 춤출 때도 잡지만 얼굴은…….” “그럼 키스는?” 그리고 이 두근거리는 마음은 아킬라즈 또한 마찬가지인지, 사랑을 자각한 순간부터 노골적으로 애정을 표한다. “…뜨겁습니다. 이건 저 때문입니까?” 어떻게 하지? 지금 나… 행복한 것 같아.

늑대 흑막의 목줄을 쥐었습니다 (15세 이용가)

“전하와 제가 서로의 운명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서….” 하루아침에 황녀가 된 프리엘라는 조금 당황한 상태였다. 무도회에서 데카트 공작의 ‘꼬리’를 잡아버린 것부터, 그가 저를 두고 운명의 상대라고 말하는 것까지 전부 당혹스러웠다. 이에 프리엘라가 작게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공작. 지나친 농담이야.” “농담이 아닙니다. 이런…. 부, 부끄러운 농담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데카트 공작은 수치스러워하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그녀가 제 운명의 상대이기에, 그녀에게만 늑대 귀와 꼬리가 보이는 것이라고. 그러니 자신을 택해 달라고. “저는 전하의 사랑을 받고 싶은 것이지, 정부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비장하게 말하는 그가 어쩐지 귀여워 보이기도 했다. 마음에 들었으니 속임수여도 상관없나. 잠시 고민하던 프리엘라가 손을 뻗었다. “이리 와, 아르키엘.” “저를 모욕하시는 거라면…!” “나는 남편을 하나만 둘 거야.” 그 말에 공작의 입이 꾹 다물렸다. 작게 웃은 프리엘라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니까 이리 와. 내가 기다리고 있잖아.” 아무래도 이 늑대의 목줄을 제대로 쥐어버린 것 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