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지
유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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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에 밀려온 것들

소공작 테누스 세이던의 필요에 의해 그와 정략결혼을 하게 된, 한미한 자작가 출신의 셀라키아 렌쉬. 하지만 세이던 공작가가 제가 머물 곳이 아님을 금세 깨닫게 된다. 계속되는 냉대에도 그저 순응하는 삶을 살던 그녀는 사고로 가장된 암살 시도에 직전 7일간의 기억을 잃고…….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자신을 찾아낸 테누스에게 기억을 완전히 잃었다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공작가로부터, 그리고 테누스 세이던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하지만 나는 당신과 혼인한 기억이 없어요. 말했잖아요. 기억을 잃었다고.” “기억하지 못한다고 우리의 성혼이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닙니다, 부인.” 그러나 어쩐 일인지 테누스가 그것을 쉬이 용납하지 않는다. * “그가 날 노린 건 다 너 때문이잖아. 평생 널 원망할 거야.” “그러도록 해. 내 옆에서.” “공작 부인으로서 네게 조금도 협조하지 않을 거야.” “지켜봐야겠군. 가까이에서.” “……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공작가의 재산을 탕진하고 잘난 명성에 누도 끼칠 거야.” “곁에서 응원하지.” 그런데 당신……. 날 걱정하는 거야?

망한 사랑이 나를 향하면

“우리, 보름 후에 결혼식을 올리도록 하죠.” 원작에 방해되지 않기 위해 존재감 없는 엑스트라로 산 지 어언 8년 차인 ‘라체시스 데아테’. 원작의 마지막 장면인 여주와 남주의 결혼식 다음 날, 여주를 짝사랑한다는 서브 남주 ‘카데닉 마뤼티아’에게 의문의 구혼을 받게 된다. 심지어 그날 이후 카데닉의 술수로 매일같이 그와의 억지스러운 만남이 이어지는데……. ‘여주가 남주와 결혼하게 되니 카데닉이 미쳐 버린 걸까?’ 이제 원작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 계획인 라체시스는 카데닉의 통보에 가까운 무례한 청혼을 곧장 거절한다. “내가 우리의 결혼으로 바라는 건 당신의 하루 일부, 그것뿐입니다. 바란다면 정부를 두어도 돼요, 라체시스 데아테 양.” “지금 바로 청혼에 대한 답을 드릴게요.” “성급하게 대답할 필요 없습니다. 추후 번복하게 될 테니까요.” “제 마음은 달라질 일 없이 확고한걸요.” “다음에 듣겠습니다. 우리에겐 내일이 있으니.”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카데닉은 지고지순한 서브 남주에서 돌연 집착남으로 돌변하는데. “나와 결혼을 하겠다고 결심한 건, 내게 어디까지 허락한다는 뜻입니까? 이런 건 괜찮습니까?” 그는 미끈한 신사의 탈을 벗어 던지고 라체시스의 밤을 구속하려 들기에 이른다. “체시, 오직 내게만 당신을 허락해 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