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씨앗이라며 손가락질받는 레노어.그러나 황제의 후손들이 저주에서 벗어날 유일한선택지는 레노어와의 신체적 접촉뿐이었다가족들의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발코니에서 뛰어내렸던 레노어는병석에서 일어난 뒤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해 버린다.그 후 레노어를 학대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점점 의문의 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이렇게나 갑작스레 찾아오시다니.” 사늘하고 미끄러운 목소리가 뱀처럼 감겼다. 책망하는 어조와 달리 붉은 입술은 선명하게 휘어 있었다. 불길한 생기가 흐르는 얼굴이었다. 고작 한 달 사이에 그녀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를 두르고 있었다. 흡사 껍질만 뒤집어쓴 타인처럼. “도무지 만나 주시질 않으니, 초대장만으로는 성의가 부족했나 싶었지요.” 이질감이 경고처럼 셰인의 뇌리를 두드렸다. 그가 그것을 파헤치려던 찰나에 레노어가 손을 내밀었다. 왼손이었다. …그녀는 분명 오른손잡이였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