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세계, 망한 문파에 들어가 온갖 고생만 하다가 죽었다.‘이젠 지구로 돌아가고 싶다.’죽기 전, 최선을 다해 기도했다.그러나 신은 없었던 모양이다.눈을 떠보니 이번에는 판타지.그것도 망해가는 백작가의 둘째 영애.주인공에게 시련만 주는 <위대한 성배>의 엑스트라 악역이다.이대로라면 주인공에게 다 썰리게 생겼다.*"당신 같은 사람은 우리 가문에 필요 없어."딸을 팔려고 한 무능한 가주를 쫓아내고 재능이 보이는 첫째를 부둥부둥해 가주로 만들었다. 소심하기만 했던 남동생에겐 마법을 가르쳤다. 드디어 영지가 제대로 굴러가기 시작했다.‘이제 떠나도 되겠지.’그런데 가족이 집착한다.“누나, 나 두고 가지마.”“밀라, 네가 돌아올 곳은 여기야.”그것도 모자라….“주국…?”어째서인지 망나니 공자께선 무협 세계에서 쓰던 내 이름을 안다.“두 번 다시 너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아.”이 남자, 도대체 누구지?
한국 흙수저 인생 2n년, 후작가 영애님으로 빙의했다.노동 끝 불로소득 시작이다. 만세, 금수저다!기뻐한 것도 잠시….<내 모든 재산을 너에게 물려주도록 하마. 앞으로 단테 후작가를 잘 이끌어 보거라.>‘재산 대신 빚만 남겨주고 야반도주? 서양판타지가 아니라 코리아리얼리티라고?’내가 문 수저는 금수저가 아니라 폭탄 수저였다.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폭탄 수저라도 이거라도 수저라고 사용할 수밖에. 소녀가장이 뭐 어렵겠어? …그냥 어려운 게 아니라 어마어마하게 어렵지.남은 방법은 하나.사채업자를 잘 구슬려 시간을 번 뒤, 유명 가문의 이름 뒤에 숨어 어떻게든 돈을 벌어들이는 방법 뿐.“일전에 영지에 방문해 제안해주셨던 계약 결혼 건, 아직 유효한가요?”왕국 내 최대 갑부 가문, 아서르 공작에게 부탁했다.“전에 했던 이야기 기억하시죠? 결혼해요. 계약 결혼. 끝나는 날을 두고서.”가문을 살리기 위해 하는 계약 결혼이었다. 오로지 내 마음속엔 한 점 부끄럼 없이 돈을 향한 욕망밖에 없었다.그런데 왜….“누나.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두 번 다시 그러지 않을게….”집 나간 동생들이 후회하지 않나….“가족이 당신을 버리고 공작이 당신을 거들떠보지 않을 때, 끝까지 곁에 있어 준 게 누구였죠?”자린고비 함께 했던 집사 눈깔이 빙글 돌아가지 않나….“일 년? 계약 결혼? 무슨 소리지? 우린 그냥 결혼한 거 아니었나?”“일 년의 기한을 두는 계약 결혼이라고 계약서에 쓰여 있잖아요. 잊은 거 아니죠?”“그래서. 이제 내가 필요 없어졌으니 버리려고 하는 건가?”“아니, 그게 아니라…….”“내 곁에 있어. 내가 마음에 안 들어도 돈은 좋아하잖아. 네가 사랑하는 돈, 원하는 만큼 벌어다 줄 테니까.”왜 이야기가 이렇게 되는 건데?이 결혼… 아무래도 사기당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