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그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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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 남편

파리만 날리던 이혼 전문 변호사 사무실에 어울리지 않는 고객의 전화가 걸려 왔다. "저기… 제가 이혼을 하고 싶은데….“ 목소리만 들어도 강단도 패기도 없어 보이는 고객이라 이혼 소송도 불투명해 보였지만 채아는 어쩐지 이 의뢰를 저버릴 수 없었다. 구구절절한 사연의 의뢰인과 이혼을 준비하던 중 두 사람은 큰 사고를 당하고, 병원에서 깨어나 보니 채아는 사건을 맡긴 여인 권수련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죽지 않은 걸 확인했으니 회사로 돌아가야겠군." 익히 얘기는 들었지만, 남편이라는 놈이 참으로 부적격했다. 갱생은 글렀고, 의뢰인의 소원대로 이혼을 하리라 결심하는 순간이었다. * * * “아니. 그쪽은 저랑 입을 맞출 수 있어요? 키스도 못 할 것 같은 상대랑 어떻게 아기를 가져요? 말도 안 되지.” 누운 채로 천장을 보니 화려하게 반짝이는 크리스털 조명이 눈이 부셨다. 채아는 한 손으로 눈을 덮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와중에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요. 하선우 씨. 전 권수련도 아니고요. “그게 뭐 대수야? 그냥 하면 되잖아.” 냉정한 대답과 함께 사락, 귓가로 옷이 끌리는 소리가 났다. “어떻게 그래요?” 다시금 채아의 고개가 흔들렸다. 난 못해요. “너는 몰라도, 난 가능해.” 어쩐지 그의 목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린다 싶은 순간, 채아의 무릎을 벌리며 그 사이로 단단한 그의 허벅지가 맞닿아 왔다. 짧아진 거리만큼 하선우의 묵직한 체향이 훅 끼쳐 왔다. 지척에서 맡아지는 체향에 의아해하며 앞을 보려는 찰나. “해야 한다면 해야지. 키스든 섹스든.” 서늘한 입술이 불시에 채아의 입술 틈을 파고들었다.

팔 거면, 내게 팔아

한때는 중산층이었던 조지애나의 삶은 집의 도산과 함께 무너졌다. 거액의 도박 빚을 진 아버지는 신대륙으로 간다는 편지 한 장만을 남겨두고 사라졌다. 갓 성인이 된 조지애나에게는 거액의 빚과 도박쟁이 오라버니, 이기적인 어머니만 남게 되었다. 자신을 팔아서 돈을 벌려는 가족들을 보며 매일 불안에 떨던 어느 날, 오빠가 또다시 빚을 지고는 수상한 남자에게 저를 누드 모델로 팔아버린다. 그렇게 인연이 된 남자가 그녀에게 가짜 아내가 되어달라는 위험한 제안을 한다. * * * “어제 내게 진 신세를 갚겠다고 한 것을 들었습니다만, 맞습니까?” “네, 맞아요.” 그녀의 고분고분한 대답에 그가 잠시 뜸을 들이고는 나지막이 대꾸했다. “그럼, 그 빚을 내 방식대로 받아 가도 되겠습니까?” 그 말과 함께 그가 입고 있던 베스트와 셔츠를 빠른 속도로 벗었다. 순식간에 반나체가 된 그를 보며 조지애나의 입이 절로 벌어졌다. 그림을 그릴 때 드러났던 팔뚝과 힘줄로 예상은 했지만, 남자의 벗은 상체는 생각보다도 훨씬 더 탄탄하고 커다랬다. 쭉 뻗은 어깨와 그 아래로 이어지는 너른 가슴은 잔근육으로 뒤덮여 어디 하나 단단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특이나 여러 갈래로 쪼개지고 움푹 팬 복근은 그 어떤 무기로도 뚫리지 않을 것처럼 강인해 보였다. 눈을 돌리는 것도 잊은 채, 멍하니 보고 있던 그녀의 앞으로 다가온 그가 허락을 구하듯 몸을 숙였다. “싫으면 언제든 말씀하십시오. 어디까지나 약속의 대가이니.” 표지 일러스트 : 메이비진

전남편과 무인도에 갇혔습니다

시작은 크루즈 여행이었다.태풍에 휩쓸려 배가 좌초되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것까지는 좋았다.3년 전에 이혼했던 전남편, 도준혁과 단둘이라는 사실만 뺀다면.* * *“여긴… 어디예요?”불안한 예감에 마른 입술을 혀끝으로 축이려던 세아의 입가로 무언가가 닿아 왔다.“물부터 마셔. 어차피 여기가 어딘지는 나도 모르니까.”“어, 어딘지 모른다고요?”주변을 향해 휙휙 고개를 돌리는 세아를 내려다보며 그가 다시금 쐐기를 박았다.“그래. 아무래도 무인도인 것 같아.”“뭐라고요?”환청인 줄 알았던 세아의 귀로 다시금 준혁의 대답이 들렸다.“무인도라고. 아무도 없는.”“무, 무인도요? 그 말은….”차마 끝내지 못한 말을 준혁이 이어 받았다.“그래. 이곳엔 너와 나 단둘뿐이야."#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된 여주 앞에 #3년 만에 나타난 전남편 #남보다 못한 둘의 #달콤살벌한 무인도탈출기 #한쪽은 로맨스지만 다른 한쪽은 생존물 #서로 다른 온도 차에 주목하세요.

너도 솔로?

"너한테만 순한 양이었지. 원래 말 안 듣는 양아치야.”첫사랑인 세현과 헤어진 후 독수공방을 자처해 고자라는 소문을 달고 사는 남자, 심도건(남자 4호).사라진 줄 알았던 첫사랑이자, 첫 연인인 그녀가 7년 만에 신기루처럼 눈앞에 나타났다.하필 짝을 찾는 연애프로그램에서.친구의 신청으로 촬영 당일 아침 연애 프로그램에 끌려간 여자, 김세현(여자 보라). 갑자기 끌려가느라 초라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7년 만에 첫사랑인 도건을 만났다.피하려는 세현과는 달리, 7년 만에 만난 연인을 다시 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도건의 처절한 호구짓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