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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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의 결말

같은 동네,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는 내내 접점 하나 없던 한강운과 서이재. 우연히 한강운이 찬 축구공에 서이재가 맞으며 둘은 말을 트게 되고. 불가항력에 이끌리듯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둘 사이의 거리. 불현듯 서이재는, 뭐 하나 빠지는 데 없이 완벽한 데다 여자 친구까지 있는 한강운을 좋아하게 됐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서이재는 그런 제 마음에 혼란스러워하는데....... ---------- “이재야.” 심장이 그렇게 빨리 뛸 수가 없었다. 가슴 깊이 쿵쾅대는 소리가 상대 너머로 들릴까 조마조마했다. 무슨 말이라도 덧대어야 했지만 한강운과 눈을 마주친 이상 나는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나 믿어?” 눈을 깜빡였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이었다. 한강운이 내 손을 끌어당겼다. 몸이 미끄러지듯 이끌렸다. 한강운이 다시 물었다. “나 믿냐고.” 한강운의 눈동자에 비친 내 얼굴이 울렁였다. “내가 왜 널 따라왔다고 생각하는데.” 잔잔히 되물은 대답이었다. 한강운을 믿냐니. 그 질문은 말이 되지 않았다. 한강운을 믿지 못한다는 가정은 애초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적어도 한강운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고 있는 나에게, 자신을 믿냐는 한강운의 질문은 너무 당연해서 대답할 가치조차 따질 필요가 없었다. 한강운이 머리를 쓸어 넘겼다. 잔뜩 젖은 머리가 뒤로 시원스레 넘어갔다. 웃음을 피식 흘린 얼굴이 멋있었다. 내 손을 잡고 있는 한강운의 손등에 잡힌 얇은 핏줄이 사나웠다. 내 손을 잡은 손아귀에 힘이 들어왔다. 나는 문득 도망치고 싶었다. “서이재.” 한강운이 내 이름을 부르는 동시에 고개를 숙이고 싶었다. 한강운의 입에서 나올 말을 미리 예측해 버린 탓이었다. “키스할래?”

행성의 결말 2~3권

같은 동네,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는 내내 접점 하나 없던 한강운과 서이재.우연히 한강운이 찬 축구공에 서이재가 맞으며 둘은 말을 트게 되고.불가항력에 이끌리듯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둘 사이의 거리.불현듯 서이재는, 뭐 하나 빠지는 데 없이 완벽한 데다 여자 친구까지 있는 한강운을 좋아하게 됐다는 사실을 깨닫는다.서이재는 그런 제 마음에 혼란스러워하는데.......----------“이재야.”심장이 그렇게 빨리 뛸 수가 없었다. 가슴 깊이 쿵쾅대는 소리가 상대 너머로 들릴까 조마조마했다. 무슨 말이라도 덧대어야 했지만 한강운과 눈을 마주친 이상 나는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나 믿어?”눈을 깜빡였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이었다. 한강운이 내 손을 끌어당겼다. 몸이 미끄러지듯 이끌렸다. 한강운이 다시 물었다.“나 믿냐고.”한강운의 눈동자에 비친 내 얼굴이 울렁였다.“내가 왜 널 따라왔다고 생각하는데.”잔잔히 되물은 대답이었다. 한강운을 믿냐니. 그 질문은 말이 되지 않았다. 한강운을 믿지 못한다는 가정은 애초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적어도 한강운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고 있는 나에게, 자신을 믿냐는 한강운의 질문은 너무 당연해서 대답할 가치조차 따질 필요가 없었다.한강운이 머리를 쓸어 넘겼다. 잔뜩 젖은 머리가 뒤로 시원스레 넘어갔다. 웃음을 피식 흘린 얼굴이 멋있었다. 내 손을 잡고 있는 한강운의 손등에 잡힌 얇은 핏줄이 사나웠다. 내 손을 잡은 손아귀에 힘이 들어왔다. 나는 문득 도망치고 싶었다.“서이재.”한강운이 내 이름을 부르는 동시에 고개를 숙이고 싶었다. 한강운의 입에서 나올 말을 미리 예측해 버린 탓이었다.“키스할래?”

오프라인 로맨스 (외전)

#수한정찐다정공 #의사공 #배려심많공 #바쁘공 #불도저직진공 #파워자낮수 #적극적인데소심하수 #연애는처음이수 #눈물이많수“…이제 우리는 사귀는 거예요?”“진작부터 사귀는 줄 알았는데.”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목도리를 잃어버린 은재는 목도리를 찾으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다. 은재를 구해준 것은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일하는 도원. 그는 차를 피하다가 다친 은재를 치료해 주겠다며 병원으로 데리고 간다. 그 후로 도원은 은재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며 은재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그의 다정한 모습과 적극적인 태도에 은재는 조금씩 도원에게 끌리기 시작하는데….[미리보기]“어디 가요?”그를 뒤로하고 아까 현관 앞에 던져두다시피 했던 가방 앞주머니에서 사탕 두 개를 꺼냈다. 지은 씨에게 받고는 주머니가 계속 배겨서 가방 안에 넣어두었던 것이었다.“사탕이요. 아까 회사에서 받은 건데, 두 개니까 하나 드세요.”“은재 씨 직장이 회사가 아니라 어린이집이었나.”그는 살짝 벌어져 있는 내 입술을 가볍게 쳤다. 뜨거운 손끝이 입술 위를 톡, 눌렀다 떨어졌다. 심장이 오그라들 것처럼 꽉, 쥐어짜지는 것 같았다. 싫지 않은 감촉이었다.“은재 씨 먹고 싶은 거 골라요. 나는 이런 거 고를 나이는 지나서.”“저도 지났어요.”내 말에도 여전히 몸을 기댄 채 가만히 있는 그가 어째 내가 빨리 고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서, 하는 수 없이 먼저 하나를 골랐다. 분홍색의 딸기 맛 사탕이었다. 그래도 시큼한 것보다는 달달한 게 조금 더 입맛에 맞으니까.내 손바닥에 남은 사탕을 가져간 최 선생을 보고 사탕 봉지를 이빨로 물어 깠다. 금방 벗겨진 알맹이는 달큰한 향을 풍기며 반들거렸다. 손안에 사탕 껍질을 돌돌 만져 굴리며 입안에 막대를 물었다. 냄새만큼이나 달콤한 딸기 맛이 입안을 사로잡았다. 입술 위로 막대를 몇 번 문지르다 다시 입안에 넣기를 반복했다. 사탕 맛을 고르는 나이 따위는 지났지만, 그래도 굳이 고르자면 딸기 맛이 좋았다.최 선생은 사탕을 입에 넣지 않고 제 코트 쪽으로 손을 뻗어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 그는 다시 내 옆으로 바짝 붙어 앉아 내 쪽으로 무심히 시선을 고정시켰다. 먹는 걸 구경할 셈인 건가. 멀뚱히 그를 지켜보던 내가 사탕을 입에 문 상태로 그에게 물었다.“왜 안 드세요?”그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잠시 나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머그잔은 언제 내려놓은 것인지 소파 가장자리 발치에 놓여 있었다.“은재 씨.”또 한 번 가까워진 눈길에 입안에 고인 침을 식도 뒤로 꿀렁여 삼켰다. 침이 달았다. 아예 나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몸을 튼 최 선생이 천천히 손을 올렸다. 나도 모르게 내려간 시선이 그의 입술 위에 닿았다. 콩콩거리는 심장 소리가 이명처럼 들렸다.“내가 또 키스하자고 하면 화낼 거예요?”사탕을 그대로 삼킬 뻔했다. 나는 멎을 뻔한 숨을 골라내고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머리로 생각하기도 전에 튀어나온 반사적인 반응이었다.[외전]생활 패턴은 조금 어긋나지만 여전히 달달한 일상을 보내는 도원과 은재.어느 날, 정신 없이 출근한 은재는 도원의 셔츠를 입고 나온 것을 깨닫게 되는데… 사소한 해프닝에서 시작한 두 사람의 평화롭고 애정 넘치는 한때는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