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꽃?’기구한 인생에 위안이라도 삼아주고자 그런 말을 남긴 걸까.제 불행함은 피부터 잘못된 것 같았다.더러운 눈빛의 남자들이 보낸 술잔들….입도 대지 않고 전시하듯 나열해 놓고 있을 때였다.“그쪽이 몇 번짼 줄 알아요?”남자는 그녀의 가시 돋친 반응이 즐겁다는 표정을 했다.“이러니 재밌지.”“아홉 번째.”“아쉽겠네. 열 번째 남자는 못 볼 것 같은데.”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아쉬울 게 없어 보이는 이 남자, 불순한 제 목적을 이뤄 주기에 충분하다고.“그래도 몸 섞을 사이에 이름은 알아야죠. 강이윤입니다.”“꼭 알아야 하나요? 이름.”그저 가벼운 일탈이라고. 오늘이 지나면 기억 속에서 사라질 밤이었다.그러나, 상상도 못 했던 운명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남자는 더 환하게 웃으며, 정확한 발음으로 그녀의 이름을 곱씹어 물었다.“이름이 여러 개인가 봐요? 진수연 씨.”그를 다시 마주친 건, 제 인생의 궤변이었다.#백마탄왕자말고 #현대로맨스 #상처녀 #능력여주 #집착남 #소유욕
‘독사과’라고 불리는 여자, 송연. 귀한 몸의 과외 선생인 줄 알았더니, 사생활이 난잡하다는 소문이 따라붙는 여자였고, 부잣집 공주님인 줄 알았더니, 더부살이 신세였다. “먹으면 죽기라도 하나?”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독기가 가득 오른 눈동자에 상반되는 새하얀 피부와 달콤한 살냄새, 이중적인 모습이 위험할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그 호기심은 어느새 관심으로 변했고, 오기는 소유욕으로 변했다. 테오가 연을 향한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이라도 하듯이, 예고 없이 불어온 바람은 그를 스쳐 지나갔다. 본능을 따른 선택은 망설임이 없었다. ‘송연, 당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몰라도 당신 곁에 어울릴 수 있거든. 생각해 봐, 물 건너온 깡패 새끼야 말로 얼마나 불순한지.’ ‘그래요. 할 거면 제대로 해요.’ 그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깨달았다. 이때 저의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감히 그녀의 불행을 넘겨짚고, 그저 따분함을 해소하기 위해 손을 내민 그 행동이 얼마나 가벼웠는지. 열여덟 소녀에게 찾아온 불행이 얼마나 무거웠는지를. #현대로맨스 #절륜남 #계략남 #운명 #재벌남 #다정남 #소유욕/독점욕 #순정남 #능력녀 #상처녀 #복수물 #재회물 #냉정남 #존댓말남 #츤데레남, #카리스마남 #짝사랑남, #계략녀 #외유내강 #성장물, #유혹녀
“억지로 하는 건 흥미 없는데.” 어린 시절부터 학대를 받고 자랐던 세나. 그런 그녀에게 운명처럼 찾아온 기회. 불구라는 소문을 가진, 주성 그룹의 후계자와의 결혼이었다. 세나는 언니를 대신해, 맞선 자리에 나갔다. 주성 그룹의 핏줄을 낳아 줄 사람을 자처해서. “저 그렇게 순진하지 않아요.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왔어요.” “그래? 얼마나, 어떤 각오까지.” 감정 없이, 서로에게 원하는 것만 얻으면 끝날 관계였다. 하지만 그는 제게 자꾸만 다른 걸 요구하려고 했다. “무슨 말인지 알잖아. 그러려면 나랑 뭘 해야 하는지도.” 뒷걸음질 치던 세나가 질끈 눈을 감아버리자, 남자는 웃으며 말했다. “억지로 하는 건 흥미 없는데.” “아직, 우린….” “명분이 중요해? 그럼 결혼만 하면 원 없이 안아도 되겠네.” 귓가에 울리는 낮은 목소리가 위험했다. 시작하면 멈출 수 없고, 한번 맛보면 중독될 것처럼. “이 결혼을 계약처럼 받아들인다면 복종을 하더라도 나한테 해. 이세나, 당신은 나랑 계약했어.” “그럼 당신이 원하는 걸 말해주세요.” 그는 씩, 웃으면서 답했다. “너. 이세나.” 어쩌면 그가 먼저였을지도 모른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어떤 대가도 치를 준비가 되어있다고. 겨우 사랑이라는 이름을 덧붙이기엔, 완전한 소유를 위한 열망이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