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넛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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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견인과의 계약결혼

“3년 전 후견인으로서 내 역할은 끝났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격까지 사라진 건 아냐.”“!” “그러니까 저런 버러지 같은 새끼랑 다시 만날 생각 따위, 추호도 하지 마.” 13년을 편지로만 소통한 후견인 S맨은 천애 고아 혜인에게 가족이자 사랑, 또 하나의 세상이었다. 그랬던 그가 자립과 동시에 일언반구 없이 연락을 끊었을 때, 혜인의 세상은 무너졌다. 그렇게 3년이 지난 어느 날. 결혼을 앞둔 남자가 메리지 블루라는 어이없는 변명으로 자신의 바람을 궤변 하던 그때, 그가 다시 나타났다.

어린 아내에게 길들여지는 법

계부의 장례식장에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남자였다. "많이 말랐네." 한 팔에 감고도 남는 가느다란 허리에 남자가 쯧, 혀를 찼다. "이렇게 약해 빠져선 자존심은 더럽게 세고." "그나마 자존심 덕에 아등바등 버티는 건가." 무도하기 짝이 없는 남자의 말본새에 아윤의 턱이 떡 벌어졌다. 그녀의 보송한 뺨을 훑는 눈이 가느스름해졌다. "송아윤 씨가 아직 어려서 세상을 덜 아는 것 같은데, 이게 현대판 램프 같은 거라." 예상을 벗어나는 여자를 향한 호기심, 순간적으로 들끓은 욕구.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길들여질지 꿈에도 모른 채, 규훤이 어버버하는 여자의 손바닥에 자신의 명함을 쥐여주었다. [SG 그룹 물산 부사장 서규훤] "내가 앞으로 그쪽 빽해줄 거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