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몬
시나몬
평균평점 5.00
백작 영애의 던전 생활

리체 리레일은 변경백의 귀한 외동딸이다. 변경백의 자리에 오를 남편을 맞이하고, 백작가를 이을 아이를 낳고, 리레일 령에서 귀하신 몸으로 불리며 저잣거리의 고생이라곤 모른 채 귀애당할 영애. …였다. 세상이 던전에 뒤덮이기 전까지는. 귀족의 권세도 제국의 법률도 땅에 떨어지고, 당장의 생존만을 바라보게 된 던전 아포칼립스. …에서도 리체 리레일의 삶은 생각보다 편안했다. 6년 만에 만난 소꿉친구이자 전 ‘대공가의 후계자’, 바샤 아이자르에게 납치당하기 전까지는. * * * ‘아니, 보통 이런 상황은 생각 안 하지.’ 잘 지내던 소꿉친구에게 난데없이 뒤통수를 맞는 상황 같은 게……. 예상하기 쉽냔 말이다. 그렇게 ‘나의 리체’ 같은 소리를 하는 녀석에게. “나와 떠날 건지 여기 남을 건지 정하랬지.” 힘이 남아 있는 손발을 움직이려 들자 빌이 잽싸게 팔다리를 묶었다. 손발을 묶인 리체를 공주님처럼 안은 바샤가 속삭였다. “미안하다, 리체. 본의 아니게 널 속였군.” 그는 오른쪽 옆머리의 한 줄기 땋은 머리를 묶어 둔 리본에 입을 맞췄다. 그가 선물한 리본이었다. “네 미래는 하나밖에 없어. 나는 무엇 하나 포기하지 않는 남자니까.”

히어로에게 먹힌 빌런
5.0 (1)

히어로와 빌런이 날뛰는 도시, 유성시.악의 조직의 간부 벨제는 눈엣가시 같은 히어로 세오를 붙잡는 데 성공한다.세오의 은밀한 곳을 만지는 장면을 촬영해 약점을 잡으려던 벨제는 촬영 중 도리어 세오에게 반격을 당하고 마는데…….“네가 세웠으니 네가 책임지고 빼주는 거야.”그 방식이 너무나도 히어로답지 않았다.* * *“야, 진짜 할 거야? 네가 이러고도 히어로야?!”“뭘 모르네. 나쁜 놈들한테 쓰는 폭력은 정의로운 폭력이야.”“흐윽, 흣, 그, 금수보다 못한 새끼이…….”“꼬우면 너도 정의의 편 하든가.”벨제는 세오에게 먹혔다.유성시 모든 빌런의 공적, 얄밉기 짝이 없는 앙숙, 악명 높은 히어로에게.*현대의 윤리관을 버리고 가볍게 즐겨주세요*

상속하신 토끼입니다

“안녕, 로언. 오늘부터 네게 상속된 토끼, 리리야.” 귀족들에게 소유된 토끼 수인의 역할은 그들의 말벗이자 놀이 상대, 절친한 친구, 혹은 사랑스러운 애인이다. 카발리 소유의 토끼 수인인 리리는 방금 막 로언 카발리에게 상속되었다. 젊은 나이에 전공을 가득 올린 유망한 장군이자 카발리 후작가의 하나뿐인 후계자. 무뚝뚝하며 냉랭하기로 이름난 미형의 청년. 그리고 소설 <카르네 전기>의 라이벌 캐릭터에게. 즐겨 읽던 소설에서 다시 태어났다는 사실을 깨달은 지 10년. 리리에게는 로언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었고, 그와 제 고향에 닥칠 비참한 미래를 막아야 할 사명도 있었다. 그러나 상대는 전장을 뛰어다니는 젊은 장군. 가녀린 리리가 로언의 곁으로 갈 방법은 그에게 상속되는 것뿐이었다. “마음대로 해. 환대는 기대하지 마.” 그렇게 도착한 전장에서, 자신을 성가시게 여기는 로언과 불편한 동거 생활을 이어 가게 되는데……. * * * “또 하고 싶은 거야?” “쓸데없는 것을 묻는군.” “기분 좋았어? 앞으로도 가끔 했으면 좋겠어?” 로언은 방싯방싯 웃으며 도발하는 리리 앞에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편이 서로에게 유용하니까.” “하지만 로언, 나를 좋아하지는 않지? 예전에 심심풀이로 여자를 안는 시시껄렁한 짓은 싫다고 했잖아.” “그건 여자를 안아 본 적이 없을 때 한 말이야. 반쪽짜리 인간의 어리석은 결심이지.” 그는 무덤덤한 얼굴로 예전에 했던 말을 손바닥처럼 뒤집었다. 살갑게 유혹하던 리리에게 따가운 말을 해 댄 적이 없는 것처럼 태연하게, 손가락 하나로 리리의 턱을 들어 올렸다. “싫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