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왜 다정남은 안 팔리는 건데!! 왜! 싸가지 흑발 놈이 뭐가 좋다고!"여성향 연애 게임 회사에 입사한 지 7년.갈발 녹안 다정캐의 시대를 열고 말겠다고 다짐했던 기획자 김미영은, 꿈도 희망도 없이 그저 잘 팔리는 캐릭터 만들기에만 급급한 직장인이 되고 만다.오늘도 그녀는 오로지 잘 팔리는 카리스마남과 냉미남 캐릭터를 넣은 게임의 버그 테스트를 하다가 그만 과로사하고 마는데…….“뭐야, 여기 어디야?"정신을 차리고 보니……. 여기는 자신이 만든 게임 속 세상?거기다 기획서에는 적은 적도 없던 엑스트라 영애1이 되어 있었다.차례로 나타나는 남자들은…… 그녀가 기획한 공략 캐릭터 1, 2, 3?이 세계에서도 여전히 카리스마남과 냉미남에 밀리고 마는 공략 캐릭터 3번, 갈발 녹안 다정남.그런 그를 보는 미영의 마음속에 7년 동안 잊고 있던 다정남에 대한 열망이 떠오른다."저는 비로스타 경의 소원을 들어 드릴 수 있어요.""……그게 무슨?""저를 고용하시면, 비로스타 경의 짝사랑을 끝낼 수 있게 해 드리죠."그래, 이왕 빙의까지 한 거 내가 널 여주 픽으로 만들어 줄게.나만 믿어, 난 이 세계관의 창조주라고.너와 여주의 엔딩 스틸, 내가 꼭 4D로 보고 만다!그런데."……그대의 딸은 아주 신선하군. 내가 기억하는 한 저렇게 입으로 거침없이 불을 뿜는 귀족 영애는 내 인생에 처음이야."-생각지도 못한 관심을 보이는 카리스마남 북부 대공에."이트린 영애. 저를 믿어 주십시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을 지켜 드리겠습니다."-어째서인지 여주가 아닌 내게 적극적인 냉미남 기사 단장."뷔레르 영애. 저를…… 한 번만 세게 때려 주십시오."-거기다가, 갑자기 내가 아닌 내 귀싸대기에 고백하는 갈발 녹안 다정남까지?기획자의 의도대로 굴러갈 듯 굴러가지 않는 이 오묘한 세상.과연 갈발 녹안 다정남 처돌이 기획자 김미영 팀장은 무사히 다정남을 여주 픽으로 만들 수 있을까?
- 증오하던 남자가, 나를 지키고 죽었다.“……너 따위가 복수에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나? 돈 많은 늙은이한테 시집이나 가는 게 나을 거다.”하룻밤 사이에 몰살당한 드래곤 일족의 마지막 생존자, 시아 에르모디언.그녀를 거둔 것은 리벤델 왕국의 젊은 소공작 길리어드 라이글러스였다.안전한 보금자리가 생겼다는 희망도 잠시, 길리어드는 시아를 철저히 무시한다.상처 받던 나날도 몇 년이 지나니 이제 마음 한 가득 독기만 남았다.심장을 찌르는 폭언을 들은 밤, 시아는 따귀를 날리고 그에게 작별을 고한다.* * *그리고 수년 후.어째서인지 길리어드는 시아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는데.“네가…… 내 삶에 들어온 순간부터, 나는……단 한 순간도…… 편히 잘 수 없었어.”의미를 알 수 없는 대답과 함께 찾아온 죽음.그리고 시간은 갑자기 5년 전, 기사 사관학교 3학년의 봄으로 거슬러 올라온다.“말씀드렸을 텐데요. 교관님께서 아무리 절 방해해도 전 반드시 황제를 죽이고 말 거라고.혼란스러운 가운데, 이번에야 말로 일족의 복수를 성공시키기 위해 길리어드를 이용하겠다고 다짐하는 시아였으나.“아시다시피 제가 지금까지 수업에서 배운 건 남자의 스텝입니다. 여자 스텝은 몸에 익지 않아서 교관님과 같이 춤을 추는 건…….”“그럼 내가 여자 스탭을 밟으면 되겠군.”“네?”“남자 후보생들을 지도할 때는 교관이 여자 스텝을 밟으니까. 그러니 너는 배운대로 하면 된다.”“이건…… 저한테…… 춤 신청을 하는 건가요?”“빨리도 깨달았군.”미워서 미칠 것 같았던 남자의 태도가, 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