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모린
서모린
평균평점 2.50
당신과 나는 사는 세계가 다르다
2.25 (2)

제국에서 가장 오만하고 고고한 남자 에드릭 펠튼. 십 년 동안 짝사랑한 그와 기적적으로 이루어진 날. 멜리는 앞으로 행복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영원토록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라는 동화 마지막 구절처럼. “이번 연회에서 저는 뭘 하면 될까요?” “당신은 집에 있는 게 도와주는 거야.”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는 무심하고 냉랭해져 갔다. 어째서 동화는 결혼 이후에 대해선 조금도 알려 주지 않았을까? “당신,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요?” 지친 멜리의 물음에 에드릭은 조소 띤 얼굴로 말했다. “그땐 그게 사랑인 줄 알았으니까.” 자신의 세계가 무너질 줄도 모르고. *** 빗물이 볼을 쉴 새 없이 때렸다. 바람은 온몸을 뒤흔들 정도로 거셌다. 처음 만난 야생은 무자비할 정도로 폭력적이었다. 하지만……. ‘당신 곁에 있는 것보단 훨씬 나아.’ 그녀는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멜리는 남편의 세계를 벗어났다.

집착을 버렸더니 집착을 당했다
3.0 (1)

빙의 전 내가 집착하던 노예가 사실 황제가 될 남주란다. 더욱 기가 막힌건 내가 이복 여동생인 여주를 괴롭히다 남주에게 죽임을 당하는 악녀라는 것이다. 이대로 죽을 순 없지.  “케인, 이제부터 네 주인은 내가 아니라 내 동생 릴리아야.”  남주와 여주를 붙여 놓기만 하면 다 잘될 줄 알았건만.  “리즈 아가씨는 참 사람을 미치게 하는 재주가 있군요.” “……?” “제 주인은 제가 결정합니다.”  *** 결국 남주는 무사히 황제가 되었고 나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 가능한  멀리 떠날 계획이었다. 이 빌어먹을 세계관과 영원히 작별하기 위해.  막 성문을 벗어나려는 찰나.  철컥-. 헌병들이 기다란 창을 X자로 교차시켰다.  "수배령이 떨어졌습니다." "수배령이라니, 대체 누가……." "황제 폐하께서 직접 내리셨습니다."  리즈는 눈앞이 노래지는 것 같았다. 이제 그만 저 좀 놔주세요, 폐하!

버릴 땐 신중하게

‘여자란 자고로 작고 아담한 맛이 있어야지.’ 낸시가 어린 시절부터 줄기차게 들어 온 말이었다. 그러므로 오랜 짝사랑 상대이자 제국 최고의 신랑감인 라이언이 제게 교제를 청해 왔을 때, 낸시는 너무나도 행복했다. 하지만. “미안해. 넌 나 말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해.” 그런 그도 얼마 못 가 이별을 통보했다. 바로 사교계의 꽃이자 작고 아담한 여성성의 표본인 케이틀린 때문에. 둘의 새로운 교제 소식을 전해 듣던 날, 낸시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다. * 라이언에게 버림받은 걸 알면서도 교제를 청하는 그를 낸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게 뭐 어때서요?” “솔직히 매력 있는 과거는 아니잖아요.” “제 생각은 다릅니다만.” “…….” “누가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모르고 버렸다면 그게 다이아몬드 잘못일까요, 아니면 안목 없는 그 사람 잘못일까요?” 이 남자는 지금 이게 맞는 비유라고 생각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