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라담
호라담
평균평점 3.33
코너트 성 집사로 살아남기
3.33 (3)

사촌 오빠에게 작위도 빼앗긴 것도 모자라 200골드에 바렌 자작가로 팔아넘겨진 불행한 오턴 남작가 영애. 그게 바로 나, 브리엔느다. 하지만 순순히 팔려 갈 수는 없지. 골드를 모아 바렌 자작 얼굴에 던져 주고 자유를 찾을 테다! 자유를 위해 남장까지 하고 도망쳤는데, 하필 취업난이 심각하다. 겨우 찾은 일자리라곤 흉악한 코너트 공작저뿐. 굶어 죽더라도 거절하려고 했건만……. “지금 공작이 전쟁 중이라 영지를 비웠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니까! 기본 숙식 제공에 월 4회 휴무. 그리고 무려 주급 2골드!” 거절하기에는 너무 많은 보수였다. 그런데…… 전쟁 중이라던 공작이 왜 성에 있는 거냐고요. 들어가는 건 쉽지만 나가는 건 쉽지 않다는, 무시무시한 코너트 공작저. 그곳에서 살아서 나가기 위해, 아니, 무사히 쫓겨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세 가지 규칙. 첫째, 코너트 공작의 눈에 띄지 않을 것. 둘째, 일을 너무 잘하지 않을 것. 셋째, 절대, 절대, 절대, 여자인 걸 들키지 않을 것. “각하께서 자네가 마음에 드신 모양일세.” “네?” ……망했다. * * * ‘귀엽군.’ 귀여운데 심지어 영특하다. 이놈은 뭔가 옆에 있어도 거슬리지 않았다. 아니, 거슬리는 부분이 있긴 했다. 너무 작고 너무 하얗고, 너무 부드러웠다. 마치 퐁신퐁신한 크림치즈처럼. ‘어디서 이런 게 튀어나왔지?’ 코너트 공작은 녀석을 잘 키워서 평생 부려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군이 직접 해 보라는 말이다. 예산은 데어릭과 의논해 보고, 창고 열쇠도 복사본으로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하도록.” “창고 열쇠요? 어…… 제가 그런 것까지 관리하는 건 좀, 이른 것 같은데요.” “이르지 않아.” 왜냐면 너는 종신직이니까. “언젠가 할 일이라면 미리 배워 두는 것도 좋겠지.”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공작이 웃었다.

지루하신 공작님과 강철의 이혼녀

“저 여잔가 봐. 그 정신 나간 백작 부인. 오늘이 출소일이라고 했어.” “남편을 죽도록 패고도 잘했다고 떠들면서 이혼을 요구했대!” 남편인 잘트 백작은 헨리에타를 황제의 정부로 팔아먹으려 했고, 심지어는 이혼도 안 해준다고 했다. 그러면 뭐 어쩔 수 있나, 이혼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야지. 가정폭력범으로 감옥에 갇혀 있다 출소해 맡은 바깥 공기의 냄새는 너무나…… 착잡했다. 가문은 몰락했고, 헨리에타에게는 돌아갈 곳도 돈도 없다. ‘역시 그 방법밖에 없나.’ 돌아가신 증조부가 괴물의 숲에 남겨둔 어마어마한 재산! 출입이 금해진 괴물의 숲에 들어갈 방법은 하나였다. 바로 그곳을 관리하는 크라쿠프 공작의 병사로 입대하는 것! *** 헨리에타 마차시는 군대의 기역자도 몰랐다. 한 마디로 고문관이라는 뜻이다. “훈련병 마차시. 당장 튀어 나와라.” “잠시 준비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3분.” “30분?” “2분.” 첫 날부터 여유롭게 늦잠을 자는 기상천외한 훈련병이 만사가 지루한 공작의 눈에 확 띄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