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람
예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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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버리고 새로 시작하겠습니다

새벽녘 이슬이 맺힌 안개숲처럼 서늘한 회색 눈동자가 나를 바라봤다. “그대는 항상 나를 놀라게 하는군요, 백작.” “당신이 어디까지 이루어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나는 대공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 과거엔 뿌리쳤었던 그 손은 생각보다 따듯했다. ‘안 돼!’ 나는 나도 모르게 두근거리는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무런 의심 없이 심장을 내어 줬을 때 어떤 꼴을 당할 수 있는지 이미 나는 너무나도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내게 말만 하세요.”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를 마주할 때면 심장이 속절없이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