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의 저주 하나, 섬사람은 섬을 잊고 살 수 없다. 둘, 섬을 하루 이상 벗어나는 자에게 죽음의 표식이 내린다. 셋, 죽음의 표식을 받은 자는 그 해가 가기 전 죽는다. 넷, 계절의 첫 비가 내리면 누군가 죽는다. 다섯, 섬을 나가 살고 싶다면 섬에 사랑하는 이를 남겨라. 단, 섬에 남겨진 이를 잊으면 죽는다. 떠날 수 없는 섬이 있다. 섬을 벗어나려는 자, 섬사람임을 잊은 자는 죽는다. 이곳은 저주받은 섬이다. “우리 중 한 명이 다음 대무당이 될지도 모른대.” 경진년, 예언의 해에 아홉 명의 소녀가 태어났다. 아홉 소녀는 무당이 될 팔자를 타고났다. 예언의 해에 태어난 아이가 섬의 저주를 풀고 앞날을 수호할 것이라 했다. 소녀들은 첫 말을 틔우기 전부터 예언에 대해 들었다. “섬의 예언은 너희 중 누구를 위한 예언이었을까?” 아홉 소녀는 섬에 얽힌 저주를 풀기 위해 열세 살이 되던 해, 부모를 떠나 대무당의 집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