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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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폭군과 불공정 독점 계약

폭군 황제의 하룻밤 제물로 빙의했다 “재주라도 부려 보거라. 혹시 아느냐. 살려 줄지.” 하필이면 망국의 왕녀이자 폭군의 하룻밤 제물에 빙의했다. 그녀의 눈앞에 있는 상대는 본편의 악역이자 이 외전의 주인공인 폭군 황제, 레이든.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든 그의 환심을 사야 한다. 정체를 밝힐까. 이 세계에 일어날 사실을 알고 있다고, 미래를 예지할 수 있다고 해야 할까. ……이 남자가 그런 걸 믿어 줄 리가! 고민하던 비비안느는 기억을 짜내어 그가 시한부임을 떠올려 낸다. “어쩌면 제가 쓸모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비비안느가 제 가치를 증명하자, 황제는 그녀의 목숨을 살려 주는 대신 ‘독점 계약’을 제안하는데……. *** “재주인지는 모르겠으나. 실례를 좀…….” 레이든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비비안느가 어색하게 눈만 굴리다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레테의 여자들이 요사스럽다는 것이 과장된 소문은 아니었나 보다. 사내를 전혀 모르는 순진한 표정을 하고서 중심도 제대로 못 잡고 손으로 살짝 건드리는 곳들이 어쩐지 다 예민한 곳들이었다. “용서하십시오.” 헐벗은 자태로 기를 쓰고 자신을 유혹할 줄 알았던 여자가, 소문으로는 천박하고 멍청하다던 여자가, 예상과 달리 구는 게 신선하고 흥미로울 뿐이었다. 조금 이상했다. 몸 안에서 피가 역류하는 것 같았다.

마왕의 악독하고 헤픈 정부가 되었다

애인과 절친에게 배신당하고 비참하게 소멸한 대천사 아리엘라. 그런데 다시 눈을 뜨니 여기는 그토록 혐오하던 마계 게헤나였다. 그것도 몽마가 우글거리는 마왕성. “내가 마왕의 세 번째 정부 릴리트라고?” 거기다 하필 무능하고 미움받는 세 번째 정부로 빙의하다니. 그 정부라면 모두가 조롱하는 비운의 여자 아니었던가! “머리를 다치더니 수작질을 하는구나.” 그런데 왜 오만하고 저열한 마왕이 자꾸 관심을 갖고, “제기랄! 당신과 금지된 사랑이 하고 싶다고!” 태도가 바뀐 전 애인은 구차하게 들이대고, “그냥, 나랑 여기에 남는 건 어때?” 교활한 사역마가 눈물마저 짓는, 관심과 파격의 연속인 거지? 이 하나같이 악랄한 사내들은 물론, 마계 게헤나의 삶은 고역의 연속. 지독한 악의 심판은 정의와 완전 순수의 상징인 나에게 견딜 수 없는 부조리 그 자체다. “릴리트 님. 얘 어찌할까요?” “글쎄.” “불에 담금질할까요?” “이깟 일로? 가, 감금은 어때?” “아! 역시! 영혼을 완전히 말살시키는 무저갱이 제격이죠!” 빌어먹을. 별 수 없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내 안의 정의를 완전히 파괴하고 다시 태어나기로 결심했다. 악독하고 헤픈 릴리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