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보니, 내가 쓴 소설 속 신이 되었다. 남주와 여주를 만나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두근거렸던 마음도 잠시, 그들의 러브 스토리가 펼쳐진 시점에서 이미 오천 년이나 지났단다. 의욕을 잃은 이리아의 마음도 모른 채, 시스템은 에너지를 쌓아서 신계로 오라고 닦달하는데……. “말도 안 돼. 주인공도 죽은 마당에 클라우드는 지금까지 살아 있다고?” 세계관 최강에 악역으로 설정한 클라우드가 멀쩡히 살아 있을뿐더러, 이 세계가 소설인 걸 알고 이리아를 쫓고 있단다. 나 다시 지구로 돌아갈래! * * * 자신을 죽이려 들지도 모른단 예상과 달리 클라우드는 이리아를 끈적하게 유혹했다. “단 한시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는데, 이렇게 만지는 건 왜 상상하지 못했을까.” “…….” “좋네.” 손을 놓아주며 아쉬워하는 클라우드를 본 이리아는 이 세계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세상이 멸망하면 저 외모도 잃는 거야! 당장 지켜, 이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