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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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후의 우아한 복수

“모든 전쟁이 끝나면, 조용히 사라져 주시오.” 첫날밤, 이센느의 왕이자 나의 남편이 된 리하르트가 말했다. 사라져 달라는 것은 대체 무슨 의미일까. 혹시 죽음을 의미하는 걸까?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말 그대로요. 전쟁이 끝나면, 내 눈앞에서 사라져 주면 좋겠소.” 리하르트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게 분명했다. 그에게 사랑하는 여인이 있다는 것 또한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쯤은 아무 상관 없었다. 힐러로 태어난 나는 무조건 그와 결혼해야만 했고, 우리의 결혼은 ‘약속’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가문 간 거래였으니. “카린.” 그가 사랑하는 여인의 이름을 불렀다. 부인인 나를 앞에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