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고려. 역모죄를 뒤집어쓰고 멸문당한 소녀는 다시 과거로 돌아왔다. 오래전,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소녀에게 변화가 생겼다면 먼 미래 어느 역사학자의 기억이 떠오른다는 것이었다. “홍삼!” ‘국가가 주도하며 외교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그녀의 결심을 이루는 데 꿈처럼 뒤섞여 든 다른 인생의 기억은 선물이 된다. 개경의 권력 사회에 한바탕 휘몰아치는 회오리바람. 실패했던 삶의 소중한 순간을 잊지 못하면서도 소녀는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지만, 그런 노력은 오히려 개성 넘치는 세 사내를 불러들이는 결과만을 낳았다. 다정한 태자, 수수께끼의 대상인, 야심 가득한 황가의 일원까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번 시작된 저울질은 연심과 이익과 권력을 계산하기 바빴으니, 예정된 파멸을 피하려는 한편의 희극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