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제 아니야. 너를 사랑하던 나는 없어, 헬레네.”아름다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소설 속 여주인공으로 빙의했다,헬레네 하드미어.가장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여인이자 모두의 자랑이었던 하드미어의 대공비. 그러나 남편을 배신하고 타국의 왕자와 도망가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 사랑받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여주인공이었으나 남주인공은 그녀를 여전히 사랑했다.그래서, 계속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나는 너를 증오해.”“…….”“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를 곁에 두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야.”원작이 끝난 뒤, 남주인공은 헬레네를 사랑하지 않는다. 모두에게 사랑받던 여주인공은 어디에도 없었다. 사랑받기를 포기했을 때, 헬레네는 사라졌다.***아스터는 찾아냈다. 저를 사랑한다면서 그때처럼 도망간 아름다운 제 아내를. “헬레네……, 나는 단 한 번도 널 미워한 적이 없었어.”사랑이었다.아스터는 제 아내 헬레네를 사랑한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그저 두 사람만 깨닫지 못 했을 뿐이었다.
“행복하세요. 여보.” 결혼 생활 동안 불러보지 못한 남편의 애칭을 불러보는 것으로 나는 1년도 안 되는 짧은 결혼 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내 죽음으로. 그러나 잔혹하게도 신은 나를 살렸다. 죽음만으로는 모든 죄를 갚고 용서를 빌 순 없나 보다. 언제나 나를 죽이고 싶어 하고 증오하던 내 남편 또한 괴롭힘의 방식을 바꿨다. 전에는 내가 죽기를 바랐으면서 이제는 내가 자신의 곁에서 메마르길 바랐다. “미안하지만 나는 그렇게 못 살아요.” 나는 그 고통을 견딜 수 있을 만큼 무던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니 다시 택할 수밖에.” 이번에는 끝내야겠다. 이 결혼의 끝은 나의 죽음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