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은 님의 빙의를 환영합니다. ^0^] 난데없이 등장한 상태창과 함께 빙의해 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세계 서열 0위의 여주가 왕따 분장을 하고 학교에 다니는 인터넷 소설에! 그리고 나는 이 이야기에서, “야, 너 지금 내 말 무시하는 거야? 우리가 우스워?” 여주를 괴롭히는 악녀……의 부하3을 담당하고 있다. 본모습을 드러낸 여주에게 맞아 전치 8주의 부상을 입기 전에 이 말도 안 되는 세계와 역할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오직 하나. [해피 엔딩을 만들어 주시면 소원을 들어 드릴게요! >ㅁ 인소 속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행복한 결말을 안겨 주고 소원을 비는 것. 그런데……. “네가 이 학교 대가리냐? 쿡, 우리 포커스가 너 좀 보자신다.” “싫다면?” “꺅! 챠나 챠나, 오늘 우리 해성상고랑 싸우는 거야?!” ……내가 과연 이 캐릭터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까? 이곳은, 그야말로 광기의 시대였다.
릴리스는 동생 로잘린이 주워 온 남자가 싫었다. 가진 거라곤 반반한 얼굴뿐인 노예 출신 소년. 아무리 봐도 동생과는 격이 맞지 않았다. ‘아름다운 귀족 아가씨와 그녀에게 구원받은 미소년’이라고, 모두가 그들의 이야기를 좋아했지만 릴리스는 그저 기분 나쁠 뿐이었다. 그래서 둘이 사랑의 야반도주를 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을 들은 날, 릴리스는 결심했다. 남자를 죽여야겠다고. 릴리스는 로잘린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릴리스는 남자를 전쟁터로 내쫓는 데에 성공했다. 이제 로잘린의 곁에 ‘신원 불명의 비천한 노예 소년’ 같은 건 없었다. 릴리스는 진심으로 만족했다. 하지만 천하의 릴리스 블레언이라 해도 알 수 없었다. 죽으라고 보낸 남자가 영웅이 되어 돌아올 줄은. 그리고 그 남자가 로잘린이 아닌 자신에게 청혼할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