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권세가 라인하르트 공작가의 답도 없는 민폐 악녀.입양아면서 주제를 모르고 날뛰고, 사교계에 재를 뿌리고 다니는 여자.공작가의 친딸로 돌아온 아리아 라인하르트를 독살하려던 여자.그게 나, 민디아 라인하르트였다.“살려 주세요!”“네가 죽일 뻔했던 아리아에게도 빌어 보아라!”목이 베이던 순간 깨달았다.이곳은 내가 읽었던 소설 속이고, 나는 작품 초반에 죽는 조무래기 악역이라는 걸.돌아온 뒤 이번 생에는 그렇게 살지 말자고 다짐했다. 아무 남자나 잡아 결혼해 공작가를 벗어나려 했다.“아까 파티장에서 다른 남자한테 눈웃음친 거, 내가 모를 줄 알아?!”그렇게 결심한 두 번째 삶은 학대로 막을 내렸다.그다음 생에는 아예 도망치자 결심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떠나 자유롭게 살고자 했는데.“반역자, 민디아 라인하르트는 나와라!”“저 계집이 혼자 꾸민 일입니다!”“우리는 관계없습니다!”공작가가 저지른 죄악은 어느새 나의 죄악이 되어 있었다. 자유를 꿈꾸었던 세 번째 삶은 꿈결처럼 녹아 사라졌다.그리고 지금. 네 번째.더 이상은 당해 주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사람이 있었다.“도움이 될게요. 그리고 적절한 때에 각하를 떠나 드릴게요.”“떠나겠다고요.”“네. 흔적도 없던 여자처럼요. 반드시 그렇게 해 드릴게요.”…분명 그렇게 할 예정이었는데.“이제 와서 대체 어딜 가겠다는 겁니까.”“저는…….”“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제 곁에 설 라인하르트는, 제 연인은 당신 하나로 족하다고.”왜 나를 붙들고 있는 손은 이다지도 강하고 뜨거울까.
“부디 내게 미친개에게서 태어난… 하자 있는 아이를 낳아 주겠나, 공녀?” “…기꺼이요.” 선택지는 없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미친개라 불렀고, 가문은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았으며, 마지막으로 믿고 있던 약혼자는 여동생과 눈이 맞았다. 남은 선택지는 이 남자뿐이었다. “조언이라도 해 줄까, 공녀.” “공녀가 퍽 효율이 나지 않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 “가당찮은 노력을 한다고 해야 하나.” 요청하지도 않은 조언을 내뱉고, “혼처가 급하시다 들었습니다. 모자라고, 평판 나쁜 혼처가 필요하시다고.” “그래. 평판이야 나쁘군. 온갖 추문으로 얼룩진 미친개라.” “실제로 미친 것은 아닙니다. 혹시 후사가 걱정되신다면…….” “아니. 오히려 정말로 미친 쪽이 좋은데.” “…….” “생각해 보니, 미친개에게서 태어나 광증을 물려받은 후계자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저에게 이렇게 말하는 이 남자 외에는. 어차피 필요에 의한 만남. 때가 되면 깨어질 약속이었다. “이혼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가 말을 바꾸며, “유감이지만 그대는 어디로도 못 가.” 타오를 듯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기 전까지는.
제국의 권세가 라인하르트 공작가의 답도 없는 민폐 악녀. 입양아면서 주제를 모르고 날뛰고, 사교계에 재를 뿌리고 다니는 여자. 공작가의 친딸로 돌아온 아리아 라인하르트를 독살하려던 여자. 그게 나, 민디아 라인하르트였다. “살려 주세요!” “네가 죽일 뻔했던 아리아에게도 빌어 보아라!” 목이 베이던 순간 깨달았다. 이곳은 내가 읽었던 소설 속이고, 나는 작품 초반에 죽는 조무래기 악역이라는 걸. 돌아온 뒤 이번 생에는 그렇게 살지 말자고 다짐했다. 아무 남자나 잡아 결혼해 공작가를 벗어나려 했다. “아까 파티장에서 다른 남자한테 눈웃음친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그렇게 결심한 두 번째 삶은 학대로 막을 내렸다. 그다음 생에는 아예 도망치자 결심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떠나 자유롭게 살고자 했는데. “반역자, 민디아 라인하르트는 나와라!” “저 계집이 혼자 꾸민 일입니다!” “우리는 관계없습니다!” 공작가가 저지른 죄악은 어느새 나의 죄악이 되어 있었다. 자유를 꿈꾸었던 세 번째 삶은 꿈결처럼 녹아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 네 번째. 더 이상은 당해 주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사람이 있었다. “도움이 될게요. 그리고 적절한 때에 각하를 떠나 드릴게요.” “떠나겠다고요.” “네. 흔적도 없던 여자처럼요. 반드시 그렇게 해 드릴게요.” …분명 그렇게 할 예정이었는데. “이제 와서 대체 어딜 가겠다는 겁니까.” “저는…….”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제 곁에 설 라인하르트는, 제 연인은 당신 하나로 족하다고.” 왜 나를 붙들고 있는 손은 이다지도 강하고 뜨거울까.
[당신 아버지 사인, 자살 아닙니다.] 가족을 버리고 간 아버지를 찾아 그가 임원으로 있는 세경 그룹에 입사한 유지아. 그러나 지아가 이유를 묻기도 전에 아버지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아버지의 장례식날 날벼락처럼 떨어진 메시지. 아버지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것. 그가 실은 지아를 억지로 떠나야 했다는 것. 그리고……. “그러니까 씨발, 장례식장까지 와서 시체 둘 치워야겠어요?” 장례식장의 주차장에서 사고처럼 만난 남자, 세경 그룹 하세현 전무. “돈 안 필요해요?” “…….” “조서 써 주면 보상금은 넉넉히 쳐줄 텐데.” “됐습니다.” “그게 싫으면 다른 제의도 할 수 있고.” “…….” “언제든 환영이니까. 그쪽이 내 취향이거든.” 날벼락처럼 떨어져 내린, 입은 더러우면서도 얼굴만큼은 아름다웠던 그가. “하세현 전무 짓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배후라는 것. 반신반의하던 지아는 결국 미련을 털어 내기 위해, 그리고 나름의 이유와 알량한 복수를 위해 하세현 전무에게 접근하고. “그때 하셨던 다른 제의, 아직 유효한가요?” “왜요? 이제 관심이 생겼습니까?” 그때부터 그녀의 인생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꼬이기 시작하는데.
“일레인 부단장이 불명예 제대한대!”포로로 잡은 적국의 공주들을, 괴물 대공에게 신부로 바치라는 황명을 어기고 놓아준 제 3성기사단의 부단장 일레인 파스칼.격노한 황제는 파스칼 후작의 딸을 대신 바치라 엄포를 놓고. 일레인의 누이이자 사교계의 장미인 레이나 파스칼은 그대로 괴물 대공에게 바쳐질 위기에 처하지만…….“뭐하러 누이를 팔아요?”“뭐?!”“숨겨둔 막내딸 뒀다 뭐 하세요?”모두의 예상을 엎고 대공의 신부로 나선 것은, 바로 남장을 때려치운 일레인 파스칼 본인이었다.***‘언니가 죽을 걸 뻔히 알면서 내버려 둘 동생이 어디 있어?’전생을 떠올려 버린 나, 일레인 파스칼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다.‘어차피 마물 잡느라 집구석에도 안 들어올 남편.’괴물 대공은 황제가 내린 아내에게 조금의 관심도 없었다.원작에서는 그게 비극의 단초였지만, 내게는 그다지 문제되지 않았다.‘그럼 그냥 대공의 재산이나 축내며 살면 되는 거잖아?’온 가족이 남주의 각성을 위해 죽고 가문까지 몰락하기 VS 아름다운 누이를 대신해 괴물 대공과 결혼해서 탱자탱자 살기절대적으로 후자가 압승이다.그런데.“대체 어딜 가시려고, 내 신부.”황제가 싫으니 그가 내린 자신도 싫다던 남편은 왜 이러는 거고.“방금 누구랑 얘기하신 겁니까?”“동네 대장장이요?”“대공의 신부라면서, 다른 남자한테 그렇게 눈길 주셔도 되는 겁니까?”“예?”내 남편도 아닌, 대공령의 마물 사냥꾼이라는 이 미남은 또 왜 이러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