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하자.” 요슈아 요하네스 지그하르트가 이별을 고했다. “왜?” 클로에 드 프리델지아, 그의 약혼녀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무구한 눈을 들어 파혼의 이유를 물었다. “설마 정말로 그 이유를 몰라서 묻는 건 아니겠지?” 요슈아는 지난 6년을 떠올렸다. 그의 마음을 짓밟고 수많은 상처를 안겨 준 너의 애인을, 너의 행실을, 그 모든 얼룩과 과오를. “…확실해?” “뭐?” 클로에는 다시 한번 물었다. “이 파혼의 이유, 정말 내가 확실한 거야?” 이 파혼이, 이 비틀어진 관계가, 그 모든 이유와 원인이. 진정 자신의 탓이냐고. 상처 입은 남녀는 서로가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가해자는 없는데 피해자만이 존재하는 상황. 과연 이후 그들의 파혼의 행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