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때. 황태자의 처음을 훔친 소감은?” *** 레티나 세실리카. 공작가의 막내딸이자 스물두 살이 될 때까지 데뷔탕트를 치르지 않은 별종. 평탄한 삶을 목표로 살아가던 그녀는 첫 사교계에 발을 들인 파티에서 어느 부인의 장난으로 한 남자와 같은 방을 배정받게 된다. 남들에게 알려서는 안 될 비밀을 가지고 있는 레티나는 남자의 기억을 흐트러트릴 목적으로 술에 취하게 하기로 하는데……. “침대에서는 내게만 집중하도록 해.” 분명히 취한 그를 두고 몰래 나가려 했는데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그와 한 침대에 있었다. ‘아, x됐다.’ 남자와 엮이고 싶지 않은 레티나는 아침이 되자마자 잠든 그를 두고 도망쳤다. 그가 기억하지 못하는 한 서로서로 좋게 하룻밤의 실수로 묻고 가려 했다. “그게 말이야, 황태자가 뜨거운 밤을 보내고 도망친 여인을 찾고 있대.” “아, 맞아. 자고 일어나니 알몸으로 침대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고……, 풉.” 그런데 왜 나를 기억도 못 하면서 찾는 거냐고!!
“많이 힘들었겠다. 싫어하는 여자의 남편 역할을 하느라.” 10년간의 짝사랑을 죽음으로 끝낸 오블리아는 다시 신혼으로 회귀한다. 차라리 결혼하기 전으로 돌아왔더라면 그와 파혼했을 텐데. 외사랑의 결말을 알기에 이번 생에서는 그를 놓아주기로 한다. "1년만 나를 사랑하는 척해줘요. 약속한 1년이 지나면 나와 이혼하게 해줄게요." 다른 여인을 사랑하는 그에게 이혼을 약속한 1년이 지나고. 모든 준비를 마친 오블리아는 남편에게 이혼 서류를 보내는데……. “병이 아니라 임신입니다, 부인.” 몇 주째 이어진 체기로 병원을 찾은 오블리아가 평평한 배에 손을 얹었다. 이혼한 전남편의 아이였다. *** “고작 이딴 오두막에서 살려고 나와 이혼하려 했습니까?” 레온하르트가 팔을 빼내려는 오블리아의 손목을 세게 그러쥐었다. “그사이에 애도 낳았나 보군. 다행이네. 그대의 머리 색을 닮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