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쉰 지 3년이 넘어가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정통 사극 로맨스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무려 다섯 권짜리 소설 책을 사왔다. 서점 로맨스 구역의 아주 구석진 곳에 있던 책의 이름은 《모란 연가》. 한껏 기대를 하고 보았으나 주인공들의 핵 답답한 행동들 때문에 고구마 백만 개를 먹은 기분만 느낄 뿐이었는데…. 아. 내가 여자 주인공이었다면 훨씬 잘 살았을 텐데! 하고 바닥에 던진 책. 실수로 밟아 미끄러져 정신을 잃게 되고, 눈을 떠보니 어라? 정말로 내가 《모란 연가》의 여자 주인공 '임목단'이 되어 있다? 밤고구마를 꾸역꾸역 밀어넣어 주던 책이었지만 《모란 연가》은 무려 19세 미만 구독 불가의 빨간 딱지를 붙이고 있던 성인용 책! 가뜩이나 굶주려 있던 내겐 횡재나 다름없었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잘생긴 황제, 잘 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