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로나
샤로나
평균평점
남주의 죽은 첫사랑에 빙의했다

빙의 후, 벌써 네 번째 회귀였다. 지긋지긋한 회귀를 끝내기 위해 남주를 피하기 바빴던 지금까지와 다르게 줄리아는 데일을 유혹했다. 거기다 원작을 철저히 깨부수기 위해 그에게 반역해 달라 청했다. “날 위해 반역을 일으켜 줘.” 데일은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고, 줄리아의 뺨에 입을 맞췄다. “물론이야, 내 사랑. 널 위해서라면 기꺼이 할게.” *** “사랑해, 줄리아.” 그는 내게 헌신적이었고, 귓가에 사랑을 속삭였다. “…내가 미운 적 없었어?” “때때로는 조금.” 그가 시선을 떨어뜨리고 쓸쓸히 말했다. “넌 날 사랑하지 않잖아.” “…그럼 미워하지. 계속 미워하지 그랬어.” “만약 내가 널 죽일 수 있었다면 벌써 죽였을 거야. 줄리아, 난 널 죽이지 못해. 네가 밉고, 죽이고 싶어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난 널 죽이지 못해. 널 사랑하니까.” 그가 조용히 말을 이었다. “넌 날 망쳐. 그게 싫지 않아.” 계획대로 원작을 파괴하며 남주를 유혹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했는데…. “제이든 황자가… 검은 머리였지, 금발인 나랑 다르게 말이야.” 그의 말에 너무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제이든. 두 번째 삶에서 나의 남편이었던 사람.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 데일은 내가 다른 이를 사랑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멍청하게도,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내가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계약 남편을 길들이는 방법

“내가 널 아주 비싸게 샀어. 그럼 그만한 보답을 해야지.” 기어코 나를 찾아낸 임도진이 내뱉은 한 마디였다. *** 그 새X는 예쁘게도 웃었다. “이나야, 웃어야지.” 눈을 사르르 휘며 내 턱을 움켜쥐곤, “내가 널 사 주겠다는데. 좋아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 널 사는 보람을 느끼지 않겠어?” “그럼 환불해, 개자식아.” 매섭게 쏘아붙이는 시선에도 빙긋 웃기만 하던 그가 내 셔츠 깃을 움켜쥐고 잡아 뜯었다. 와르르 떨어지는 단추에 나는 벌어지는 앞섬을 부여잡았다. “그러기엔 내가 방금 라벨을 떼 버렸네.” 임도진. 이 빌어먹을 자식이. “너랑은 적응할 필요 없이 서로 이미 잘 알잖아.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음식이든, 옷 스타일이든.”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귓가에 은밀한 속삭임이 스쳐 지나갔다. “침대에서든 말이야.” 예쁘게 웃으며 내 인생을 파멸시키러 온, 나의 약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