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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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늪

“너를 구할 수 있는 것도 나뿐이야.” 제국 제일가는 공작가의 막내 도련님. 페드릭 베르하르크는 그야말로 '완벽하게 만들어진' 세상에서 자랐다. 신의 제물이라는 그 여자, 알리나 레이스를 만나기 전까진. 알리나는 도망쳤다. 저열한 갈망으로 제 발목을 휘감는 늪 같은 남자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  “독실하네. 아주 독실해, 알리나.” 비꼬듯 대답한 페드릭의 입술이 삐딱하게 휘어졌다. “내가 그 신이고 싶을 만큼.”

사교계 관찰 일지

“계약 연애를 합시다. 당신을 가장 매력적인 신붓감으로 만들어 주겠습니다.” “공작님께선 원치 않는 결혼을 피하시는 거고요.” 웬수 같은 맥킨스 공작에게 오랜 짝사랑을 들켜 버린 순간. 라일라에게 돌아온 건 뜻밖의 제안이었다. “이 계약에 실패는 없어야 해요.” “걱정 말아요, 웨더 양. 우리가 이 계약 뒤에 다시 볼 일은 없을 테니.” 그렇게 성사된 은밀한 거래. 서로 사랑에 빠진 척, 사교계 전체를 속여야 한다. “그런 눈을 하면 곤란합니다, 웨더 양. 지금 사랑에 빠진 건 나잖아요? 저쪽이 아니라.” 계약은 순탄하리라 믿었다. 공작은 능숙한 연기자였고, 라일라의 의지는 확고했으니까. 그렇게 서로의 목적이 달성되려던 순간. “당신이 좋아하면 할수록, 나는 비참해져.” 계약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최근 공작은 더욱 재수가 없어졌다. 그가 왜 자꾸 나와 조지를 노려보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사교계 관찰 일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