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형이잖아요.” “뭐?” “본부장님이 불쌍해서 가지고 노는 인형. 아닌가요?” “아냐. 그건 그냥…….” “상관없어요. 틀린 말도 아니니까요.” “네가 날 보고 웃어 주면 좋겠어. 이하준. 내가 원한 건 그냥 그거 하나였어. 미안해. 내가…… 내 마음을 너무 늦게 알아채서 미안해.” *** 저를 힘겹게 몰아치는 세상 모든 것에서부터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스스로 감정을 지워내고 인형이 되어 버린 여자, 이하준. 늘 무감각해 보이기만 하는 하준이 미치도록 신경 쓰이는 남자 김이현.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그날 밤 이후, 밀랍 인형 같은 여자는 어떻게 된 게 마주칠 때마다 사람을 놀라게 한다. 그것도 매번 다른 방식으로. 다음번에는 또 어떻게 날 놀라게 해 주려나? 이현의 입꼬리가 기분 좋게 올라갔다. “그날, 왜 그냥 가버렸어요?” “부담스럽습니다. 비켜주세요.” 언제 떨었냐는 듯, 또다시 밀랍 인형처럼 표정 없이 말하는 하준의 모습에 이현이 입술을 끌어 올렸다. “그런 표정 지으면 위험해. 이상하지? 예쁘게 웃는 것보다 이하준이 그렇게 딱딱한 표정으로 로봇같이 말하는 게 더 돌아버리겠으니.”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준에게 다가왔다. 뺨이 델 듯, 지척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숨결이 하준의 심장을 간질였고 한층 더 낮아진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지금부터 키스할 거니까 싫으면 말해.”
남 부러울 것 없는, 다 가진 남자 강현우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날벼락같은 저주. 내가 고자라니.. 내가 고자라니이이~~!!!! 그런데 이 빌어먹을 저주가 통하지 않는 유일한 여자가 바로 강현우 인생 최악의 악연으로 얽힌 모델 나은하다? 아니 저기요. 저주에다 악연을 끼얹으면 내 인생은 대체 앞으로 어떻게 굴러가는 겁니까? 이 저주 풀리기는 하는 겁니까? 일단 저주부터 풀고 보자 싶었는데.. 이 여자, 볼수록 어째 너무 내 스타일이다...? 어.. 그럼 우리 저주도 풀 겸 연애나 할까? 어때? 저주를 부른 기막힌 악연, 고자로 살지 않기 위한 한 남자의 처절한 몸부림. 과연 그 결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