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 결혼이라도 술도 마셔 보고, 잠자리도 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그녀는 꼭 안개와 같았다. 아스라하게 언제라도 미련 없이 사라질 것만 같은 그녀의 모습은 늘 내 심장을 수런거리게 하였다.♀ “쓰레기 같은 남자 좋네요. 나도 좀 제멋대로 굴 거라서.”집안에서 도망쳐 요원으로 살려면, 나쁜 남자가 필요한데, 전휘 이 남자라면 세상에 개X끼처럼 굴어 줄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그 몸에 있는 상처는 대체 뭡니까? 사람 참 궁금하게······.”잠자리는 처음이라면서 카타르시스를 안겨 준 것도 모자라, 숙면까지 선사한 체향이라니.몸도 마음도 상처투성이 그녀에게 전휘는 그만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이번 SS랭크 임무는 전휘 씨, 당신을 지키는 거군요.”여름 소나기 얕봤더니 이미 난 당신에게 흠뻑 젖어 버렸다.어차피 덧없는 내 인생. 드디어 이 목숨 의미 있게 버릴 수 있을 것 같다.♂ “류이신, 날 구했으면서 감히 말도 없이 사라져? 지옥이라도 쫓아갈 테니 기대해.”
♀ “나의 주인님, 몸과 마음이 가까워져야 좋은 일이 일어난다니까?” ♂ “감히 인간 남자를 자극해? 내가 좀 쓰레기인데, 감당할 수 있겠어?” 어쩌다 눈 떠보니 천벌을 받고 인간계에 떨어진 하찮은 뽀시래기 요정이 되었다? 이런 망할! 게다가 주인은 천상계 얼굴에 동굴 보이스로 겉모습만 멀쩡하지···, 천하의 망나니에 빙의한 망한 영지의 대공이라 재앙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철벽까지 치다니! 하지만 나도 극락이라는 요정계로 돌아가고, 주인님도 폐급을 탈출하려면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 “주인님, 남녀의 궁극의 스킨십을 팍팍해야 이 지옥을 탈출한다니까?” ♂ “맥락 없는 요정이 겁이 없군. 좋아, 몸도 마음도 삼켜줄 테니 각오해!”
♂“못돼 처먹게 사람 잘 홀리게 생겼잖아? 여자야? 남자야?”이럴 땐 얌전한 토끼 같고 저럴 땐 정글의 포식자처럼 굴면서 혼을 쏙 빼놓네.피가 들끓게 하는 듯한 야한 얼굴에 심장을 울리는 듯 듣기 좋은 목소리까지.자비도 없이 송두리째 제 인생을 뒤흔들어 놓은 ‘걔’ 때문에 지루한 인생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당신의 숨결 하나까지도 내 통제 아래 둘 거예요. 그게 내 임무이니까.”세상의 정점에 설 그의 세계를 지켜주기 위해 잠입한 요원, 그 진실을 아는 건 오직 자신뿐.♂“재밌네, 넌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위험한 장난감이야.”절대 뺏기지도 않을 것이라는 집착으로 모든 것을 지배하려는 그 순간.그녀는 생글생글 사람 녹아내리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귓가에 쐐기를 박았다.♀“당신이 아는 모든 것은 거짓이에요. 그리고 난 연기처럼 사라질 예정이니 각오하세요.” 그리고 감히! 그녀는 정체를 밝힌 뒤 지구 저편으로 도망쳐 버렸다. 맥락도 없이 불쑥 나타난 이 요물을 어쩌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