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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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관계, 그 남자

결혼식 당일, 신랑이 될 내 남자와 다른 여자의 밀회 장면을 보고 말았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뛰쳐나가는데 설상가상 호텔 예식장 앞에서 5년 전 지독히도 얽혔던 지혁과 마주친다. “나 좀 데려가 줘” “그럼 같이 올라가든가.” “뭐…?” 하객들 다 보는 앞에서 호텔 룸에 함께 올라가자는 이 남자. “그때처럼 말고, 진지하게. 나랑 연애하자, 주비화.”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 다짜고짜 나타나 진지하게 연애하자는 전 애인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갑자기 안 하던 짓을 하면 죽을 때가 된 거라던데…. 이 와중에 직장 상사 수호의 행동이 수상하다? “피나는 것도 모릅니까? 편한 신발 신어도 예쁜데.” 아무도 없는 회의실로 부르는 이 남자. “주비화씨는 실수였습니까?” “그, 그건 사고였죠!” “그냥 흔들려 봐요, 나한테.” 어떤 사건의 영향이 직접 관계가 없는 다른 곳에까지 번진다. 그때, 선택해야 할 타이밍이 찾아온다. <본격 남주 추리 로맨스>

불순한 붓칠

“하나하나 기억이 다 날 때까지 하면 되는 건가?” 어느 날 눈앞에 나타난 남자는 10년도 더 된 악몽 속의 그 남자였다. 절로 눈이 커다래질 만큼 오묘한 분위기. 새까만 흑발과 대조되는 하얀 피부. 그리고 당장에라도 집어삼킬 듯 맹렬한 연갈색의 눈동자까지. “난 복수하러 왔어요.” 그가 말했다. “어떤 사람한테.” 운이 차츰 간격을 좁혀 왔다. 뜨거운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곧 그의 날카로운 턱선이 비스듬하게 기울었다. “겁도 없이 날 잊었길래.” 운이 반쯤 벌어진 소호의 붉은 입술을 느릿하게 문질렀다. 남자의 눈에 정제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욕망이 내비쳤다. 가져 본 적 없는 것에 대한 갈망인지 증오로 뒤섞인 욕망인지, 그 아무것도 가늠할 수 없었다. 그녀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것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으니.

벼랑 끝의 탐닉

“미인계라도 쓰라고 했나?” “내가 예뻐 보이나 봐요, 그쪽 눈에?” “그럼 하려고 했던 거나 마저 하고 가든가.” 일주일 휴가를 내고 내려온 섬, 해말도.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 결아는 의심 많고 까탈스러운 남자 온휘영과 단둘이 그의 저택에 고립된다. “얼마 받았습니까?” 남자에게 첩자로 오해를 받질 않나. 엎친 데 덮친 격 섬에는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절망적이게도 의지할 곳이라곤, 같은 외지인 신세인 휘영 뿐. 결국 두 사람은 감정에 휘말려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우리…… 잤어요?” “기억 안 나? 당신이 남긴 자국.” 휴가의 끝자락, 끊어진 이성이 돌아오며 결아는 도망치듯 서울로 향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익숙한 선율이 귓가에 꽂혀 든다. 하필 그녀가 만들 게임의 음악 작곡가가 해말도에 있단다. “음악이 필요하다? 내 조건을 전부 감당할 자신은 있고?” 다시 만난 휘영은 사악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아주 위험할 텐데.” 그와의 인연이 이토록 끈질길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얼굴 없는 유명 작곡가와 게임 시나리오 작가의 만남. 바다 끝의 섬 해말도에서 시작되는, 위태로운 벼랑 끝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