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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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정

“벌써 울면 곤란한데.” “……네?” “앞으로 더 많이 울게 될 테니까.” 불의의 사고 후 아버지 친구 집안의 양녀로 입적되어 정략 결혼까지 하게 된 연서. 비록 정략결혼이었지만 그녀는 재혁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허울뿐인 결혼이기에 재혁의 관심 한 자락 받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그러나 자신을 이용해 양아버지가 얻으려고 했던 이익을 알게 된 순간, 연서는 이 결혼을 끝내기로 결심했다. 재혁은 연서가 내건 조건을 보고 이혼에 순순히 동의한다. 다만, 이혼을 앞두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함께 밤을 보내게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충동이었다. 그리고 그 충동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이혼을 알게 된 양부모가 연서를 찾기 시작한 것이 재혁에게는 더없이 좋은 핑계가 되었다. 그리고 누구보다 먼저 연서를 찾은 순간, 재혁은 제 시커먼 속내와 비로소 마주했다. “그냥 익숙해지는 게 좋을 거야. 난 여기서 너랑 같이 쉬고, 먹고, 자고. 아주 다정하게 지내볼 생각이거든.”

아는 욕망

“꼬맹아. 혹시 나 먹고 버릴 생각이었어?”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다. 그리고 그 첫사랑이 꼭 좋은 기억으로만 있지도 않다. 유진의 첫사랑이 그러했다. 이지한. 어려서부터 집안끼리 알기에 보고 자란 아는 오빠. 그리고 인생 처음으로 고백했지만 잊지 못할 상처를 남긴 사람. 「나한테 넌 영원히 꼬맹이거든. 우유 먹고 쑥쑥 크기나 하라고.」 그 뒤로 유진에게 러브스토리는 없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은 죄다 그녀의 친구를 좋아했으니. 유진은 이 모든 게 지한으로부터 비롯된 불행이라 믿었다. 친구였던 희연이 고의로 그녀의 뒤통수를 치고 다닌 걸 알기 전까지만 해도. 결국 유진은 이 모든 것에 회의를 느끼고 집안이 정해 준 정혼자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결혼 전 정혼자를 만나러 나간 자리. “꼬맹이 안녕?” 그 순간, 유진은 깨달았다. 오늘 만나기로 한, 그녀와 결혼할 남자가 바로 문제의 첫사랑, 이지한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