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해환
온해환
평균평점 3.00
이 결혼, 재계약 원해요

“거부하겠습니다.” 오해가 낳은 우연한 사고로 맞이하게 된 죽음. 어쩐 일인지 서해강은 결혼 전으로 회귀한다. “거부하는 이유가 뭐지?” “사랑 없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아요.” 더는요…. 뒷말은 밖으로 꺼내지 못한 채 애써 목구멍 안으로 꾹꾹 눌러 삼켰다. “사랑? 조부님들끼리 이미 약조된 결혼을 깰 만큼 중요한 건가?” “네. 제게는요.” 다시 회귀한 삶에서는 과거처럼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혼약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렇다면 제안 하나 하지. 딱 일 년만 살기로. 그리고 위자료는 10억.” 전남편 한태주의 솔깃한 제안. 회귀 후 최종 목표는 10억과 함께 튀기였는데…. 무심했던 남편이 자꾸 집착과 질투를 한다.

선 긋는, 선 넘는 그들의 일탈

“하! 그냥 하룻밤 일탈이었잖아요?”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딱 반걸음 앞에 멈춰선 윤이 지한을 지그시 내려다보며 싱긋 웃는다. “그래서요?” 또 무슨 말을 하려나 싶어 살짝 미간을 구긴 지한이 반문했다. “그 말대로 지한 씨는 나와 지난밤에 만리장성을 쌓았으니 이제 나를 책임져주셔야 하겠습니다.” 이건 또 뭔 신박한 개소리인가. “하! 이봐요. 그냥 하룻밤 일탈이었잖아요. 책임져야 할 나이는 둘 다 이미 지난 걸로 아는데?” “나는 아니라면요?” “그건 댁 사정이고.” “아니죠. 지난밤 분명 ‘이제부터 나랑만 해.’라고 했잖아요? 아주 선명하게 증거를 남겼고. 이렇게.” 그제야 드문드문 끊겼던 기억이 한꺼번에 쓰나미가 밀려오듯이 그녀를 덮쳐왔다. ‘헉! 음란 마귀가 씌었었나?’ 한번 물면 절대 안 놓쳐 거의 미결 사건이 없는 서원지검의 ‘미친개’ 진지한 검사. 그러나 그 속은 할퀴어진 상처로 냉혹한 독기만을 품고 있다. 다정하고 따스한 마음의 소유자인 정신과 의사 도윤이 그녀의 마음을 허물고 치유해 줄 수 있는 사람일까. 진지한, 도윤의 은밀한 계략에 과연 빠져들 수 있을지….

이혼을 받아내는 미친 방법
3.0 (1)

레온하르트 대공은 미쳤다. ‘망나니 대공’이란 별칭이 무색하지 않게 첫날밤에 코르티잔을 옆구리에 끼고 부부의 침실에 들이닥친 새신랑이라니. 게다가 그 뻔뻔스러운 낯은 마치 자랑스러운 개선장군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오, 이런. 침실에 먼저 온 손님이 계셨네?” 흐트러진 금발을 쓸어 올리던 레온하르트 대공에게서는 술 냄새와 함께 샌달우드 향이 뒤섞여 풍겨 왔다. 알리시아는 입술 안쪽을 감쳐물었다. 너무 세게 물었는지 비릿한 쇠 맛이 느껴졌다. “어떻게? 고귀하신 공주 전하께서도 우리와 함께할 의향이 있으면 남으시든가, 아니면 방해하지 말고 꺼져 주시든가 하나만 선택하시길. 보시다시피 내가 지금 아주 급해서 말이지.” *** 영 좋지 못했던 첫날밤 이후. 각자의 계산법에 따른 동상이몽으로 레온하르트와 알리시아는 서로에게 이혼을 받아내기로 결심한다. “아무래도 오늘 이 연회의 주인공은 우리 같군요. 썩 내키지 않지만, 대중들이 원하니 어쩔 도리가 없군요. 뭐, 최선을 다해 보는 수밖에?” “그렇습니까? 내키지 않아도 대공비 업무 중 일부라면 책임을 다해야지요.” “업무로 주어지면 뭐든지 하겠다는 말을 참 우아하게도 포장하는군요.” “최선을 다하길 바라신다면서요. 그럼 그 불경한 입 좀 닥쳐 주실래요?” 레온하르트가 내민 손에 살포시 손을 얹은 알리시아는 낮게 읊조렸다. 물론 갓 결혼한 새 신부답게 싱그러운 미소도 잊지 않았다. 이번에는 명백하게 알리시아가 승점을 올렸다. 분명 이혼을 원했던 두 사람이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어느새 서로에게 스며들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