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이은
류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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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유혹

“욕정은 나한테 풀고, 순정은 딴 새끼한테 줬던데?”  정연의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정연은 운건 그룹 차현도 전무에게 심어진 첩자였다. 하지만 염치도 없이 가져선 안 될 감정을 갖게 되었다. 결국, 제가 쌓은 거짓의 끝에는 “입 다물고 조용히 내 처분 기다려요. 징징거리는 꼴사나운 짓 하지 말고.” 차현도와의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있었다. * “전무님의 여자가 되고 싶어요.” 현도의 입술 사이로 나른한 한숨이 새었다. 차현도는 한정연을 통해 처음으로 사랑을 꿈꿨다. 그러나, 제가 소중히 품은 사랑의 끝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그런 개 같은 순정은 집어치우는 게 어때요?” 한정연을 향한 지독한 집착만이 남았다. 그 어떤 배신이 있더라도 내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둘 것이다. 그 누구도 아닌 한정연, 너를.

달아오른 밤

“사랑 그깟 게 뭐라고, 그렇게 맺힌 사람처럼 한심하게 굽니까?”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말해도 서도훈 당신만은 내게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됐다. 지수의 가지런한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날 잊은, 서도훈 당신은 모른다. 이만큼 살아낸 것도 벼랑으로 떨어지지 않으려 미친 듯이 발버둥 친 결과라는 것을. 그리고 여기서 삐끗하면 또다시 밑도 끝도 없는 절망의 나락이라는 것도. 8월, 싱가포르만큼이나 덥고 습한 여름. 윤지수의 시간이 멈춘 잔인한 계절에 또다시 서도훈을 만났다. “서도훈 씨, 이젠 내가 당신을 버린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