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다 더 잘생겨지고 차가워진 영화배우 크리스. 본명 윤창문은 10년 전 고등학교 교정에서 자신을 매몰차게 거절했던 여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마침 피자 배달을 온 사랑은 밀가루 묻은 빨간 티셔츠 차림으로 멍하니 그를 마주 보았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한참 서서 삐딱하게 그녀를 보던 창문이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피자였구나. 너 보고 싶을 때마다 피자 시키면 되는 건가.” 그의 입가에 한 번 더 비웃음이 떠오른 순간, 사랑은 몸을 돌려 전속력으로 달려 나갔다. 10년 전 교정에서 프로포즈를 거절했던 그 날 일을 후회하며, 남몰래 그리워했던 그를 만나고 나서 임사랑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마음껏 유린하고 야반도주한 후 5년 만의 재회 “정말 남편 이름 없네? 미혼모 맞는군. 그럼 이제 설명해 봐.” 윤성현은 그녀를 앞에 세워두고 차가운 눈빛으로 팔짱을 꼈다. “대체 뭘 설명하라는 거죠?” 속으론 떨면서도 주희는 일부러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말하였다. “민준이 아빠. 그놈이 애를 싸지르고 왜 비겁하게 책임을 지지 않는지 설명하라고. 왜 널 미혼모로 만들었는지.” “……!” 주희는 기가 막혔다. 저 자신을 아주 신랄하게 비난하고 있었다. “설마 버림당한 거야? 임신인 거 알고 그 새끼가 토낀 건가?” “민준 아빠를 그렇게 욕하지 말아요. 그래도 애 아빤데요.” 주희는 이를 악물고 그를 노려보았다. 자기 자신을 욕하는 꼴을 차마 두고 볼 수 없었다. “뭐 그래. 넌 순정을 바쳤고 그놈은 씨를 바친 건가. 어쨌든 애 키우면서 행복해 보이니까 그리 나쁘진 않네.” 성현은 은근히 비아냥거리며 5년 만에 나타난 그녀의 불행을 마음껏 비웃는 표정이었다. “자, 그럼 당장 데려와.” “누구를……요?” 성현이 그녀의 턱을 잡고 눈을 맞추며 잔인하게 속삭였다. “널 미혼모 만든 그 개자식, 당장 내 눈앞에 데려오라고.” ” 이제 복수를 시작할 시간이다.
성인 금쪽이는 갱생이 가능할까?대학교 부설 아이 교육 연구소 조교 강나리는 소장 박 교수에게서 솔깃한 제안을 받는다. <우리 금쪽이가 달라졌대요> 프로그램을 즐겨 보던 우산 그룹 이 회장이 박 교수에게 손자 교육을 의뢰하였다는 것이다.그렇지 않아도 사고 치는 남동생 때문에 돈이 궁했던 나리는 고민하지 않고 바로 수락하고 아이 면접을 나간다. 그런데 거기엔 기대하던 초등 저학년 어린이가 아니라, 스물아홉 성인 남자가 있었다. 잘못된 가정환경으로 인성이 망가진 손자 이태원을 갱생시켜 달라는 주문이었다.기가 막혔지만 강나리는 이 일을 포기할 수 없다. 연구소의 미래와 자신의 일자리가 달린 중요한 기회였다. 결국 회장의 황금빛 카드를 손에 쥔 나리는 잘못 자란 성인 이태원을 제대로 갱생시키기로 결심한다. 작전명은 <이태원에 개나리 피었다>하지만 동거 기간이 길수록 둘 사이에 야릇한 기운이 피어오르는데, 이 갱생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