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하루에 지겨움을 느끼던 대원물산의 대표 도하는 별장으로 향하던 길, 교통 사고를 통해 소이를 만나게 된다. 재벌 3세가 가해자인 교통사고. 여론을 의식한 도하는 소이를 거두게 되고, 상처투성이인 그녀에게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을 느끼게 되는데……. . . . 밤이었던가? 아니, 너를 안고 있으면 언제나 밤이던가. 늦은 밤, 도로의 안개처럼 나타났던 너는 해가 떠오르는 순간에 마법처럼 떠나갔다. “부탁이에요. 다시는 저를 찾지 말아주세요. 다 잊고 살고 싶어요.” 이제는 없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저를 뒤 흔들어 버린 짧은 순간이 지뢰가 되어 더 이상 앞으로 걸을 수 없었다. *** “네가 좋은 것 같다.” ‘감히.’라고 생각했다. “저를 경멸할 거예요. 더럽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그런데, 어떻게. 제가 그런 마음을 가져요.” 그는 높고 견고해서 천하고 보잘 것 없는 나를 품었다는 사실조차 감추고 싶을 거라고. 그랬던 그의 입술에서 뱉어진 말은 황홀하도록 숨이 막혔지만, 생살을 찢어내는 고통처럼 아팠다. 그의 마음 한 자락 쥐었으니 되었다. …그렇게 놓아야 했던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