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데이트 앱을 설치한 라희는 mh라는 남자와 대화를 나누고 다음 날 얼떨결에 그와 만나게 된다. “약속 있어?” “응?” “오늘 밤.” 자신을 이민호라고 소개한 mh와 데이트를 하게 된 라희. 민호의 잠자리 제안을 가벼운 마음으로 승낙하지만, 그는 거사를 앞두고 잠들어 버리고……. “옆에서 같이 자 줄 사람이 필요해.” “바빠서 힘들어.” 스스로 학비를 벌어야 하는 휴학생 라희는 민호의 터무니없는 제안을 거절하려 한다. “하룻밤 10만 원.” “야.” “적어? 그럼 20.” 그런 라희가 도무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민호. 라희는 이틀에 한 번 민호와 순수하게 함께 잠을 자게 된다. 두 사람은 금세 가까워지지만, 라희는 모종의 이유로 민호를 차단하고, 민호는 라희의 절친 아름의 남자 친구가 되어 나타나는데…… * * * “내가 제일 좋아하는 두 사람이랑 같이 있으니까 행복해~.” 아름이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예쁘게 파인 보조개에 시선을 고정하던 나는 발 안쪽을 툭툭 건드리는 운동화를 느끼고 미간이 일그러졌다. 그만해. 대놓고 이민호를 노려보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며 억지로 입가를 잡아당겼다. “잘 어울려.” 아름이가 먼저 물어보지도 않은 말을 내뱉었다. 제 발이라도 저렸나. “그치?” 아름이는 큰 눈을 더 크게 뜨며 몸을 내게 기울였다. 부담스럽다. 그냥 거짓말이라 찔리는 걸까. 갑자기 메신저가 온 척 휴대폰을 꺼내며 시선을 내렸다. 이민호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구태여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아. 큰맘 먹고 차단했는데. “고마워.” 주로 침대에서 들었던 이민호 특유의 목소리가 귓가를 쓸고 떨어졌다. 이. “라희야.” 또라이가.
#집착미남12345 검은 제복이 펄럭였다. “공주님.” 발치에 무릎 꿇은 총사령관의 붉은 눈이 서늘하게 빛났다. 노아는 낱낱이 파헤치는 듯한 시선에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었다. 등 뒤로 식은땀이 주륵 흘렀다. 아니, 내가 일부러 속인 게 아니라니까? “하명하십시오.” 낮게 잠긴 목소리는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았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꾸며내느라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주변을 힐끔거렸다. 졸졸 따라다닐 땐 언제고 멀찍이 떨어져 서 있는 원수 같은 동기놈들의 눈빛이 몹시 따갑다. 노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 어쩐지 지하철이 너무 빠르다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