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의 어머니에게 불륜녀라며 머리채를 싸잡히고 비서 자리에서 쫓겨나던 날.겨울은 결심했다.반드시 돌아와 당신들에게 복수하겠다고.수석 신입 변호사가 되어 법무법인 <설법>으로 돌아오기까지는 3년이면 충분했다.“왜 가만히 있어? 다 조져 놔야지.”“기다릴 생각이에요. 적당한 때가 올 때까지.”명실상부 최고의 변호사가 될 때까지는 조용히 있으려고 했는데.“내가 약혼했다고 누가 말했습니까.”“지금 그게 중요한가요? 중요한 건 당신이 약혼반지를 끼고 있다는 거죠.”“내가 아니라고 하면 믿을 겁니까.”<설법>의 후계자이자 차기 대표 변호사인 남자와 자꾸만 얽히질 않나.“역시 내 원픽이야. 미인으로 사는 것도 쉽지 않겠어.”<설법>의 파트너 변호사이자, 금융재벌 <대국금융그룹>의 적통인 상사의 마음까지 단숨에 사로잡고 말았다.“내가 잘못했어. 제발 돌아와 줘, 겨울아.”게다가 뒤늦게 질척이며 매달려오는 전 남친까지.겨울은 생각했다.세상엔 죄 많은 사랑이 어찌나 많은지.겨울은 또 생각했다.우린 누구나 사랑과 자기 운명의 주인이라고.이토록 죄 많은 사랑으로 가득한 세상에서,과연 진정한 사랑을 찾아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현대물 #법조계 #전문직 #복수 #권선징악 #사내연애 #사각관계 #소유욕/독점욕#능력남 #재벌남 #집착남 #상처남 #능력녀 #사이다녀 #상처녀
박류하는 완벽한 남자였다.대한민국 법조계의 젊은 거물. 국내 제일 로펌의 차기 권력자.“젖은 꼴이 참 볼만합니다.”그리고, 여린의 아버지를 함정에 빠뜨린 장본인.“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어요.”조롱인지 탄식인지 모를 말을 뱉으며 그가 픽 웃었다.“누가 보면 내가 몹쓸 짓이라도 한 줄 알겠네.”아버지를 찾아 정처 없이 헤매는 여린을, 그는 끈질기게 따라다녔다. 사냥의 순간을 인내심 있게 기다리는, 집요하고 능란한 포식자처럼.“영 모르겠다 싶으면 찾아와요. 혹시 압니까. 내가 성심껏 알려 줄지.”유능한 변호사였던 여린의 아버지가 실종된 지, 어느덧 석 달째.사랑하는 아버지를 되찾기 위해, 여린은 그에게 위태로운 제안을 건넨다.자신과의 위장 결혼에 동의해달라고.그 결혼을 끝내는 날, 위험한 계약의 대가를 치르겠노라고.“이 거래의 끝에 뭐가 있을지, 궁금하지 않습니까?”***“우리, 결혼해요.”여린이 블라우스로 손을 가져갔다. 떨리는 손끝이 자꾸만 미끄러졌다.남자는 그런 여린을 집요하게 주시했다. 서느런 눈빛에 검푸른 욕망이 일고 있었다.“내 인생 룰이 뭐였는지 압니까.”남자의 눈동자가 위험하게 빛났다. 커다란 손이 여린을 바짝 끌어당겼다.“첫째,”탁한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였다.“먼저 벗는 여자를 믿지 말 것. 둘째,”더운 숨이 목덜미에 흩어졌다.“벗겨보고 싶은 여자도 믿지 말 것. 그런데,”기다란 손가락에 툭, 툭, 단추가 풀려나갔다. 여린이 몸을 옅게 떨었다.“내가 지금 뭐 하는 짓거리일까.”남자가 여린에게 입술을 묻은 채 낮게 웃었다. 짙은 자조가 묻어나는 웃음이었다.“말해 봐요, 변호사님. 내가 자꾸 등신처럼 왜 이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