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금
단지금
평균평점 1.00
시한부만 벗어나려 했을 뿐인데
1.0 (1)

여덟 살, 환생했다는 것을 깨달은 그날부터 내 앞엔 꽃길이 펼쳐졌다.치유 능력을 발현해 황자를 구하질 않나,그 공으로 황궁에 들어갔다가 아버지를 만나 한순간에 공녀까지 됐다.그런데 그 모든 행운이 내 악역 서사를 위한 빌드 업이었을 줄이야?“이 아이가 진짜 내 딸이야! 여기 다프네야말로 체셔의 여식이라고!”꽃 같은 인생이 뭣 같은 인생으로 바뀌는 건 한순간이었다.진짜 여주가 나타나자 나는 모두에게 버려졌다.‘……어쩐지 운이 좋더라.’그렇다고 악역이 되긴 싫어 절대로 나대지 말자고 다짐했다.다짐했는데…….“증상을 보아하니 체셔 가문의 저주가 틀림없군요. 이대로라면 일 년 안에 죽게 될 겁니다.”내가 시한부라고? 이건 못 참지!다행히 전생의 기억을 통해 병의 치료법을 알고 있었다.바로 전설의 영약, 엘릭서를 만들어 먹는 것!‘그래, 예로부터 구원은 셀프라 했지. 반드시 살고 본다!’호기롭게 길을 나섰지만, 하나밖에 없는 전설의 재료를 탐낸 벌일까.황량한 협곡에서 그만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결국 악역은 이렇게 비참하게 죽는 운명인가 싶었는데.“누, 누구세요?”“……안녕, 내 사랑.”그곳에서 만난 수상한 남자와 단단히 엮여 버렸다.#인외남주 #시한부여주 #긍정여주 #(여주한정)자낮남주 #순정남 #착각계

희생이라니 오해입니다

처형당할 가짜 성녀에 빙의했는데 신성력을 각성했다.하지만 임시 성녀일 뿐, 나는 여전히 가짜였다.신성력을 얻은 대가는 마왕을 봉인한 뒤 진짜 성녀 대신 죽는 것이었으니까.신성력을 모으면 돈을 벌 수 있다기에 조금 열심히 살았을 뿐이다.그리고 마침내 내 역할을 마친 뒤 조용히 죽으려고 했는데…….“신전은, 그리고 아르카누스는 성녀님의 고결한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희생 같은 거 한 적 없는데 지나치게 많은 관심을 받아 버렸다.그뿐 아니라.“아무래도 취한 게 맞는 것 같군. 당신이 보이는 것 같아…….”“나는 이름도, 명예도 버렸습니다. 성녀님을 지켜 드리겠단 맹세를 지키지 못했으니.”“신전은…… 아니, 제게는 성녀님이 필요합니다.”어째서 남주들은 진짜 성녀도 나타났는데 죽은 나를 잊지 못하는 걸까.이렇게 된 거, 살아 있다는 사실은 절대 들키지 말아야겠다.

진짜 대신 바쳐질 가짜였다

스스로 재앙의 제물이 되기로 선택한 라니아는 후회도, 두려움도 없었다. “안 돼, 라니아. 널 보내면 살 수 없을 거야…….” “가여운 내 아가. 내가 대신할 수만 있다면….” “……네게 이런 짐을 지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라니아.” 자신을 사랑한, 자신이 사랑한 이들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재앙의 문턱을 넘은 뒤, 그들의 진심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내가 그 여자를 사랑했다고? 그럴 리가. 나의 요정, 나의 아리엘. 내겐 처음부터 너뿐이었어.” 언제나 달콤한 사랑만을 속삭이던 근사한 연인, “그동안 너와 이리 눈을 마주치고 싶어도 할 수 없었지. 이젠 모든 게 끝났어.” 친동생처럼 살뜰히 살펴주었던 오라버니, “기쁘구나.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려무나, 아리엘 알제르테.” 늘 다정하게 대해주며 친딸처럼 아껴주었던 아버지. 그들에게 라니아는 '진짜' 대신 바쳐질 가짜에 불과했다. 사랑했던 이들의 배신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다가왔다. *** 재앙에 삼켜져 죽었다고 생각한 그때, 눈을 뜬 라니아는 2년 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들이 보내준 과분한 사랑에 보답하리라 마음먹었다. 다만 이번엔 라니아의 방식대로, 당신들이 사랑했던 ‘진짜’를 바쳐서.